사라진 사탕수수밭 차지한 외래 식물, 불쏘시개 됐다
최근 가뭄 심각, 기후변화 영향도
습한 열대지방인 미 하와이주 마우이섬에서 산불이 크게 번진 이유는 식생(植生) 변화와 극심한 가뭄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탕수수·파인애플 등 지역 농업이 쇠퇴하면서 불에 잘 타는 외래종이 늘어난 가운데 최근 몇 달간 가뭄이 이어지면서 하와이 전역이 건조해져 화재가 대규모로 번졌다는 것이다.
10일(현지 시각) 미 하와이대의 화재 과학자인 클레이 트라우어니치트는 CNN 인터뷰에서 “최근 마우이 전역에서 기니 그라스와 같은 외래종이 흔히 발견된다”며 “(이들이) 산불의 연료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오리건 주립대 화재 생태학 부교수인 리사 엘스워스 또한 “가연성이 높은 외래종과 산불이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불에 잘 타는 외래종이 늘어난 상태에서 최근 가뭄이 극심해졌다. 미국 통합가뭄정보시스템(NIDIS)은 10일 하와이 전 지역의 14.5%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하와이·콜로라도 대학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1990년 이후 하와이의 강우량은 우기(雨期) 기준 31%, 건기(乾期) 기준 6% 감소했다.
제니퍼 맬런 미 예일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습한 열대 섬인 하와이에서 심각한 산불이 일어났다는 것은 매우 이상하지만 기후변화로 ‘이상한 사건’이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고 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주 주지사도 언론 브리핑에서 “기후변화가 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화재로 보고 있는 바와 같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메마른 토양에서 발생한 산불이 허리케인 ‘도라’라는 또 다른 악재를 타고 급속도로 번졌다. 미국 기상청은 “하와이 남쪽의 폭풍우와 북쪽의 강력한 고기압 체계가 결합해 ‘매우 강하고 파괴적인 바람’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마우이 소방청은 8일 새벽 신고가 접수된 산불이 같은 날 오전 10시쯤 100% 진화됐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강풍으로 잔불이 되살아나 산불이 마우이섬 전역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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