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크루즈선 53척, 제주도 방문 예약
내년 3월까지 입항 신청 꽉 차
중국이 6년 5개월 만에 한국행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한 지 하루 만에 중국발 크루즈선 53척이 제주 방문을 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 전면 허용을 발표한 전날부터 이틀간 중국 상하이발 크루즈선 53척이 제주도 제주항과 강정항에 기항(寄港)하기로 했다. 제주항과 강정항은 기존 크루즈선 기항을 포함해 내년 3월까지 약 8개월간의 기항 신청이 마감됐다. 이들 크루즈선은 상하이에서 출발해 제주를 잠시 들르고 일본 등으로 향할 예정이다. 크루즈선 한 척에는 보통 수백명에서 10만t급의 경우 4500명이 타고 온다.
관광객이 최정점이던 2016년에는 중국인 크루즈 관관객은 507차례에 걸쳐 120만명이 방문했다. 당시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들로 제주 동문시장과 면세점 등 관광지가 인산인해를 이뤘다. 크루즈선이 입항하면 기항지에는 보통 관광버스 100여 대, 관광가이드 100여 명이 함께 움직인다. 당시 제주에서 관광객 1인당 쓴 돈이 102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그해 제주를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360만명이었고, 그중 중국인이 300만명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7년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발 크루즈선은 완전히 끊겼다. 또 코로나 영향으로 2020년 이후 3년 동안 항공편을 이용한 중국인 관광객마저 급감했다. 코로나가 심각했던 2021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4만8278명이고, 이 중 중국인은 6381명에 불과했다. 좀처럼 2017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오는 17~23일 중국 베이징에서 현지 여행 업계와 항공사, 언론 등을 상대로 ‘제주관광설명회’를 열어 제주 관광 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지사는 “제주도는 무비자 관광이 가능한 데다 해양 풍경이 아름다워 전통적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지역 경제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를 비롯해 호텔과 면세점, 전세버스, 카지노 등 관광 업계, 제주 주민들까지 환영하는 분위기다. 중국인 단체관광이 전면 재개되면서 제주의 외국인 관광 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11일 도청에서 중국 단체관광 재개에 따른 수용 태세 관리를 위한 대책 회의를 열었다. 크루즈 관광 활성화, 카지노 관광객 유치 대책, 고부가가치 관광상품 개발, 외식업 관련 외국인 종사자 고용 확대, 관광 사업장 지도점검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비자 면제 지역인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 시장에서 중국인들의 비율은 상당했다. 2009년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5만8000명 수준이었지만, 2010년 40만명을 돌파했고 2011년에는 100만명을 넘었다. 이어 2014년 280만명을 돌파하고, 외국인 관광 시장에 최대 호황기였던 2016년엔 360만명을 기록했다. 이때 중국인이 무려 300만명을 차지했다. 제주관광에서는 중국이 축인 셈이다.
제주 한 리조트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관광이 재개되면 제주공항을 연결하는 직항 국제노선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호텔 객실 숙박은 물론 레스토랑과 카지노, 쇼핑몰 등의 매출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중국 경제 상황이나 트렌드를 분석해 상품을 개발하고 직원 대상 중국어 교육을 강화하는 등 중국인 관광객 맞이에 정신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외국인 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이미 중국에서는 현지 여행사들이 제주를 타깃으로 수학여행 등 다양한 단체여행 상품을 준비해둔 상태”라며 “중국 정부만 허용한다면 직항 노선도 많이 생기고 전세기 상품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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