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장 속 영화관

오종찬 기자 2023. 8. 1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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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오종찬 기자의 Oh!컷]
[Oh!컷] 전남 구례군 지리산 화엄사 마당에서 참석자들이 모기장 속에 들어가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지리산 사찰 마당에 모기장 100여 개가 설치됐다.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열린 ‘모기장 영화음악제’. 열대야를 이겨내기 위해 마련된 이색 영화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익숙한 명곡들이 영화의 한 장면과 함께 어둠이 내린 사찰에 울려 퍼졌다. 참석자들은 모기장 속에서 스크린을 지켜보며 영화 음악을 감상했다. 모기장과 참석자들에게 부착된 작은 불빛은 마치 한여름밤의 반딧불이를 연상시켰다. 지리산 자락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밤바람에 잠시 열대야를 잊을 수 있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깊이 잠들기 힘든 요즘, 도심에서는 밤에도 물가나 분수 주변엔 몰려든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한파에 힘들어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계절의 변화와 속도가 새삼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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