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잼버리’ K팝 콘서트 성황···4만명 모여 2시간 빗속 떼창
19개팀 참여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 즐겨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의 공식 마지막 일정인 폐영식과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를 앞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는 4만여명의 스카우트 대원이 차례로 집결했다. 지난 8일 태풍 ‘카눈’을 피해 전국으로 흩어졌던 스카우트 대원들이 마지막날 다시 서울에 집결한 것이다. 카눈의 몽니로 날씨는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다소 추웠다. 하지만 K팝 스타들을 직관한다는 기대에 이들은 잔뜩 상기돼 있었다.
4만명이 넘는 스카우트 대원들의 이동을 위해 관광버스 1400여대가 동원되면서 월드컵경기장 사거리와 평화공원 등 인근에 버스들이 길게 줄지어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통해서도 서울 각지에서 모여들었다.
이날 경찰은 인파 관리를 위해 경찰특공대를 포함해 2500여명으로 이뤄진 43개 기동대 부대를 동원했다. 행사장 인근에는 교통경찰 412명, 순찰차 30대를 배치해 주변 교통을 통제·관리하고 외국어 능통자 70여명도 투입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엔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공동조직위원장,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참석했다. 앤디 채프만 세계스카우트연맹 이사장, 알헨다위 사무총장, 반기문 명예위원장을 비롯해 조기 퇴영한 영국, 미국, 싱가포르 대원도 함께 참석했다.
조직위는 잼버리를 위해 입국한 158개국 4만3000명 스카우트 대원 가운데 143개국 4만명이 이날 폐영식 행사에 참석했다고 집계했다. 폐영식과 K팝 콘서트는 사실상 문체부가 주도해서 진행했다.
오후 5시30분 무대의 대형스크린에 ‘2023 잼버리 활동 하이라이트 영상’이 화면에 뜨면서 폐영식이 시작됐다. 영상에는 참가자들이 새만금 야영지에 도착해 폭염 속에 야영하는 것을 비롯해 태풍을 피해 전국 곳곳을 다니며 문화 체험을 즐긴 후 마지막으로 서울에 집결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스카우트 선서는 한국과 코트디부아르 스카우트 대표자가 나섰으며, 이어 한국 대원이 차기 세계잼버리 개최국인 폴란드 대원에게 스카우트 연맹기를 건네주는 전달식이 진행됐다.
환송사에서 아흐메드 알헨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은 “여러분은 시련에 맞서고 이것을 오히려 특별한 경험으로 바꿨다. ‘여행하는 잼버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난 며칠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쉽지 않았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인상적이었다. 여러분은 시련에 맞서고 이것을 오히려 특별한 경험으로 바꿨다”라고 말했다.
이날 폐영사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맡았다. 앞서 2일 개영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했었다. 이날 정장 차림에 스카우트 스카프를 맨 한 총리는 “대회 기간 내내 기후변화로 인한 유례없는 폭염과 태풍 등으로 스카우트 대원들이 어려움을 겪은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정부는 모든 대원이 안전한 곳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가 발언하는 동안 경기장의 경기석에 앉은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좌석 위치별로 앉았다 일어서는 ‘파도타기’를 하며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파도타기가 계속되면서 함성에 묻힌 한 총리의 목소리도 한층 커졌다.
오후 7시부터는 사실상 본행사인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가 진행됐다. 이날 뉴진스, NCT 드림, 있지(ITZY), 마마무, 아이브 등 19개 팀이 출동했다. 아이돌 행사답게 배우 공명과 있지의 유나, 뉴진스의 혜인이 진행을 맡았다. 행사는 KBS2 방송으로 생중계됐다.
세 MC는 “잼버리는 즐거운 놀이, 유쾌한 잔치란 뜻으로 오늘 이 자리와 딱 어울린다”며 “(이 공연은) 다양한 문화 교류와 우정을 나누는 축제”라고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부 무대의 포문은 인기 댄스그룹 홀리뱅이 열었고 이어 그룹 더보이즈와 더뉴식스와 ATBO, 싸이커스, 조유리, 카드, 피원하모니 등이 각기 대표곡으로 흥겨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올해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4’ 우승팀인 리베란테가 일반 아이돌 그룹과 달리 ‘뮤지카’를 부르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하기도 했다.
엠넷 아이돌 서바이벌 ‘보이즈 플래닛’에서 결성된 그룹 제로베이스원과 최근 빌보드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그룹 뉴진스의 무대로 이어지자 경기장내 함성은 더욱 커졌다. 뉴진스는 최근 발표한 새 음반의 ‘ETA’와 글로벌 히트곡 ‘하입 보이’(Hype Boy)를 선사했다.
이어 2부에서는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브와 있지의 무대가 진행됐다. 완전체로 뭉친 베테랑 마마무까지 등장하자 무대는 한층 뜨거워졌다. 공연 중반 상당히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우의를 입고서 스카우트들은 조명 응원봉을 흔들며 ‘떼창’으로 호응했다. 마마무가 “(비를 맞는 것이) 시원하지 않나요”고 하니 커다란 함성이 나왔다.
피날레 무대로 전 출연진이 모두 무대에 올라 동방신기의 노래 ‘풍선’을 부르는 동안 객석 곳곳에서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흔들며 세계화된 K팝 축제의 밤을 밝혔다. 경기장 내 두둥실 떠오른 형형색색의 풍선과 경기장 지붕에서는 화려한 불꽃놀이까지 이어졌다.
오후 9시 넘어 공연이 끝나자 숙소까지 이동시간을 고려해 먼 곳에서부터 온 대원들부터 차례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집결에 이어 해산 과정에서도 큰 사건사고 없이 성공적인 행사였다는 평가다.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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