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기술은 간결하게 태도는 품격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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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4일,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는 영국에서 열린 레이버컵 복식경기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테니스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페더러가 프로 선수로 데뷔한 이래 페더러와 단독 인터뷰를 20회 이상 했다.
책에는 테니스 선수 마르크 로세가 페더러를 떠올리며 한 말이 나온다.
페더러는 스스로를 "정말이지 테니스 선수로서 아주 흥미진진한 삶을 사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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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재능에 치밀함-끈기 갖추고
실패도 발전 계기로 삼는 멋진 인생
◇로저 페더러/ 크리스토퍼 클레리 지음·이문영 옮김/656쪽·3만2000원·사람의집
‘레전드’는 끊임없이 소환된다. 테니스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페더러가 프로 선수로 데뷔한 이래 페더러와 단독 인터뷰를 20회 이상 했다. 책은 35년이라는 페더러의 길고 화려한 선수 생활 중 주목해야 할 순간들과 장소, 사람을 다룬다.
페더러는 ‘타고난 선수’로 불린다. 테니스는 꽤 격렬한 운동 종목인데, 땀 흘리는 일조차 드물다. 구사하는 기술마저 간결하다. 하지만 저자는 이는 페더러의 끈기 덕분이라고 말한다. 페더러는 한참 전부터 훈련이나 투어 일정을 짜는 아주 계획적인 사람이라고 한다. 페더러는 저자와의 대화에서 “보통 1년 반 후를 먼저 생각한다. 9개월 뒤 일은 하루 단위로, 구체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물론 타고난 점도 있다. 책에는 테니스 선수 마르크 로세가 페더러를 떠올리며 한 말이 나온다. 로세는 “위대한 챔피언들이 가진 재능은 반응성”이라며 “페더러는 빠르게 상황을 이해한다. 다른 이들보다 먼저 1초를 쪼갠다. 그래서 더 여유로울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품격 있는 태도는 많은 이들이 페더러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저자는 대부분의 정상급 선수들과는 다른 페더러의 습관으로 ‘상대방의 안부를 먼저 묻고, 형식적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저자에게도 가족 여행 이야기나 인터뷰 장소에 대한 감상 등을 먼저 물었다고 한다. 페더러는 “주목받는 일을 감당할 순 있지만 사람들을 직접 만나 교감하는 일이 더 즐겁다”고 했다.
페더러는 스스로를 “정말이지 테니스 선수로서 아주 흥미진진한 삶을 사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테니스 선수는 경기 후 곧바로 평이 올라와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알게 된다. 페더러는 이를 두고 “잘 못하더라도 그건 문제가 아니다. 고치려고 노력하면 되니까. 적어도 할 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잘했다면 자신감과 의욕이 생겨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인정하건대, 멋진 인생”이라는 것이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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