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있지 공연 보니 새만금에서 고생 눈 녹듯 사라져”
11일 오후 5시 30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 아흐메드 알헨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에서 전 세계에서 모인 155개국 4만 여 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을 격려했다. 지난 1일부터 진행된 11박 12일의 새만금 잼버리가 오늘(12일) 끝났다. 폐영식과 K팝 콘서트가 열린 11일은 사실상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다. 화려한 피날레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폐영사를 통해 “대회 기간 내내 기후변화로 인한 유례 없는 폭염과 태풍 등으로 스카우트 대원들이 어려움을 겪은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스카우트 대원들은 ‘파도타기’를 하며 환호성으로 답했다. 이어 케이팝(K-POP) 슈퍼 라이브 콘서트가 오후 7시에 시작된다는 안내 멘트가 나오자 한층 더해진 환호성은 경기장을 뒤엎을 정도였다. 이날 공연에는 뉴진스, 있지(ITZY), NCT드림, 아이브 등 19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한국어 가사를 유창하게 따라 하며 흥겹게 야광봉을 흔드는 대원들도 여럿 보였다. 뉴진스가 히트곡 ‘하입보이’를 부르자 일부 단원들은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일어나 뛰다가 안전 이유로 제지를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폐영식과 K팝 콘서트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라”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잼버리 관련 비상대책회의에서 “혹시나 대원들이 껍질을 밟고 미끄러질 수 있으니 도시락에 바나나는 넣지 말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브를 좋아한다는 일본 스카우트 대원 키라라(14)는 “좋은 경험이었고, 한국에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홍콩의 에드먼드(19) 대원은 “뉴진스와 있지 공연을 보니, 새만금에서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태풍 ‘카눈’을 피해 전국으로 흩어졌던 잼버리 대원들을 태운 버스 1400여 대가 폐영식과 K팝 콘서트를 위해 상암동에 집결했지만, 큰 혼란은 없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현장에는 소방대원 200여명, 경찰 600여명이 배치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이훈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원장은 “새만금 잼버리는 준비의 부재, 콘트롤타워 부재 등 총체적 부실로 시작했다”며 “K팝 공연이 (잼버리에 대한) 평가를 만회할 수 있겠지만,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밝혔다.
김홍준·홍지유 기자 rim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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