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히로시마 경남 합천’ 원폭피해 산증인들 “우리는 피해자가 아닌 역사의 보존자, 국가가 나서야” (1Day 1Korea)
14일과 15일 그리고 21일에 아리랑TV에서 방송이 될 데일리 문화정보프로그램 ‘1Day 1Korea’가 78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제 강제징용과 히로시마 원자폭탄을 직접 경험한 산증인들의 증언을 통해 당시의 일을 기억하고, 현재까지도 끝나지 않은 아픔을 되새겨 본다.
‘K-NOW’에서는 ‘한국의 히로시마’라 불리는 경남 합천을 찾아 원폭 직접 피해자와 그들의 후손의 증언을 담은 내용을 2회에 걸쳐 방송한다.
현재 합천에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피해자들이 모여 살고 있는데, 한국의 작은 산골 마을에 왜 피폭자들이 많은 것일까.
한 주민은 “합천은 지형적으로 농토가 적고 임야가 8~90%나 되기 때문에 과거 농사 수확량이 적어 생활이 힘들었다”면서 “일제 당시 일본의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의 군수 공장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끌려간 사람들이 많았다”고 증언했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에 떨어진 뒤 이뤄진 일본의 무조건 항복, 그리고 8월 15일 한국의 광복이 이뤄지자, 폐허가 된 히로시마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다시 합천에 터를 잡은 것.
그때로부터 78년이 지난 현재도 당시를 생생히 기억하는 1세대 원폭 피해자들을 마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15세 때 피폭된 김판근 할아버지(93세)는 “당시 시모노세키로 가는 차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B-29(미국의 폭격기)가 날아가는 게 보이고 번개가 치듯 번쩍 거렸다”면서 “조금 있으니 새까만 폭풍우가 불었다”고 원폭 당시를 기억했다.
유치원에 다녀오다 피폭당한 강남이 할머니는 “사람들이 숨으라고 해서 숨었다가 나오니 안개가 확 끼었는데, 사람들이 ‘이게 전부 다 핵이다, 핵이 온다’고 했다”면서 “그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다”고 증언했다.
1945년 당시 세 살이었던 심진태 할아버지는 “원자폭탄이 떨어진 것도 (너무 어려서) 생각이 안 나지만 길 가던 어른들이 전부 엎드리고 한 것을 보면 원폭이 떨어지기 전 방공훈련을 한 것 같다”고 희미한 기억을 전했다.
심진태 할아버지는 또, “현재까지 원폭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적 실태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를 원폭 피해자라고 취급하지 말고, 역사의 보존자로 여기고 국가가 나서줘야 한다. 우리는 역사의 보존자다”라고 토로했다.
합천 마을에 살고 있는 역사의 산증인들의 생생한 이야기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 오전 7시 30분에 만나볼 수 있다. 또, 4대까지 대물림 된다는 원폭의 피해와 고통에 대한 피해자 후손들의 증언은 8월 21일 월요일 같은 시간에 이어서 전할 예정이다.
광복절 당일인 15일에 방송될 ‘K-PEOPLE’에서는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 중 최고령 생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102세)를 만나본다.
지난 2018년 대한민국 대법원은 일본 신일본제철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각각 1억 원을 배상해야한다 판결을 내렸으나 아직 배상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2018년 판결 당시 할아버지는 “(다른 징용 피해자들과) 같이 있었으면 엄청 기뻤을 거”라며 “나 혼자라서 슬프고 눈물이 난다”면서 기뻐한 바 있다.
20년이 넘는 아버지의 투쟁을 지켜봐 온 이춘식 할아버지의 딸, 이고운 씨는 “20년 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하셔서 제가 포기하시라고 해도 아버지는 ‘일본에게 사죄 받고, 배상받아서 먼저 간 친구들에게 가서 마음 편히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고은씨는 또 “국민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아버지”라면서 “민족의 슬픔, 아픔, 모든 것을 이겨내신 분이니 역사 속의 산 증인으로 기억되셨으면 좋겠다”고 아버지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광복 이후 7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지속되고 있는 아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특집 ‘1Day 1Korea’는 14일, 15일, 그리고 21일 오전 7시 30분에 만나볼 수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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