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구 투혼→결국 해낸 QS' 벤치는 믿음을 보였고, 푸른피 이방인은 책임감을 던졌다 [MD인천]
[마이데일리 = 인천 심혜진 기자] 푸른피 에이스는 책임감을 보였고, 팀은 굳건한 신뢰를 보였다.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훈훈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뷰캐넌은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원정 경기서 선발 등판해 6이닝 9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투혼이었다.
투구수가 무려 127개였다. 한국 데뷔 후 최다 투구수다. 종전 최다 투구수는 119개로 두차례 있었다. 지난해 5월 14일 대구 두산전, 지난 7월 13일 광주 KIA전에서 기록한 바 있다.
시작은 불안했다. 1회 추신수와 김강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최주환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선제 실점했고, 박성한의 내야 땅볼 때 추가 점수를 내줬다.
뷰캐넌의 실점은 딱 2점이었다. 이후부터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2회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뷰캐넌은 3회 선두타자 김강민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지만 최주환, 최정, 박성한의 중심타선을 뜬공으로 처리했다.
4회에는 수비가 돋보였다. 김성현과 한유섬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조형우를 투수 땅볼로 유도한 뒤 바로 3루로 뿌렸다. 3루수-2루수로 연결된 병살타였다. 선행 주자 2명을 한 번에 지웠다. 그리고 최지훈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5회에도 선두타자 추신수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세 타자를 잘 막았다.
고비는 6회였다. 1사 후 김성현, 한유섬에게 또 연속 안타를 허납했다. 이미 한계 투구수가 다가온 시점. 100개를 훌쩍 넘겼다. 그럼에도 삼성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뷰캐넌을 향한 믿음을 보여준 것이다.
뷰캐넌은 벤치의 믿음을 알았고, 김민식을 1루 땅볼, 최지훈을 삼진으로 잡고 포효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무려 127개의 공을 뿌렸고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하며 제 몫을 다했다. 최고 149km 직구 11개, 커브 21개, 체인지업 36개, 투심 6개, 커터 53개를 섞어 던지며 SSG 타선을 잠재웠다.
비록 불펜 방화로 승리를 날렸지만 9회 타선의 집중력으로 삼성은 5-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한화를 제치고 8위로 올라섰다. 승률에서 1리 차이로 앞서게 됐다.
경기 후 만난 뷰캐넌은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해서 아쉽지는 않다. 팀 승리를 위해서 이 한 몸 바치는게 선발 투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궂은 날씨에 다같이 으쌰으쌰해서 팀 승리할 수 있어서 뿌듯하고 기쁘다"고 웃어보였다.
최다 투구수에 대해서는 "6회까지 던지는 데 이렇게 많이 던져서 속상하긴 하다. 그래도 투수로서 항상 어느 상황에 투구수 몇개를 가져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힘들지만 식단, 운동량, 루틴을 똑같이 가져가려고 한다. 자부심이 있다. 자기 자신의 노력에 대한 보답을 이렇게라도 주고 싶었다. 책임감으로 1구 1구 던졌다"고 에이스다운 답변을 했다.
한계 투구수가 왔지만 뷰캐넌은 6회까지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그는 "커트 상황도 많이 나오고 볼넷도 있어서 투구수가 많아졌다. 투구수가 많아짐에도 투수코치님이 믿음과 확신을 가져주셨던 것 같다. 그래서 6회까지 맡겨주셨던 것 같다"면서 "오히려 더 잘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최지훈 선수를 상대할 때 이 선수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집념으로 던졌다"고 말해 책임감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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