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테러 대상된 이재명..."왜 일본인이 협박을?"
'사법 리스크' 재점화…친명-비명 갈등 고조
국민의힘, '현역 물갈이론'에 촉각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후쿠시마 오염수' 간담회 연 날, 살해 협박 받은 이재명
-최근 묻지마 흉악 범죄가 벌어졌. 온라인상에서는 '칼부림 예고 글'이 올라와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엄벌을 예고한 경찰은 살인예고 글 게시자를 검거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그런데 정치인을 겨냥한 '테러 예고'도 있었다고?
-지난 8일 저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살해하지 않으면 테러를 일으키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서울시 공무원들 등에게 발송됐다고 해. 경찰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해당 일에는 '8월 9일 15시 34분까지 이 대표를 살해하지 않으면 서울시 소재 도서관에 설치한 시한폭탄을 폭발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해. 일본인이 쓴 메일이라고 하네.
-국회에서 근무 중이었던 이 대표는 국회 방호처의 경호를 받고 귀가했다고 해. 다음날 공개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했고. 경찰은 국회에 특공대 폭발물처리반(EOD)을 투입했고, 폐쇄회로(CC)TV 모니터링, 엑스레이(X-ray) 검색과 순찰 근무 등을 강화했다고 해.
-이날 오전 이 대표는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국회로 불러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아동·청소년·양육자 간담회'를 열어 대정부 공세를 벌였어. 이 자리에서 김한나(8세) 양은 "제일 싫은 건 우리나라 대통령이 핵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걸 찬성했다는 것"이라며 "저는 핵발전소보다 더 무서운 말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주 월성에 사는 5살 동생도 피폭됐다. 너무 속상하다"고 말하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했어.
-휴가를 끝내고 돌아오자마자 테러 예고를 받았으니 이 대표 측은 당황스러울 것 같네. 이날 한 유명 연예인도 살해 협박을 받아 경찰에 신고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비슷한 시간에 올라오더라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흉악 범죄가 성행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테러 예고에 대한 확실한 대처가 필요할 것 같네.
◆檢 소환 앞둔 이재명…민주당 '파열음'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했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대표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통보했다지?
-맞아. 이 대표는 지난 10일 검찰 소환에 임하겠다고 밝혔어. 이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민심이 윤석열 정부에 등을 돌릴 때마다, 무능한 정권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검찰이 이재명 죽이기에 나섰다"고 했어.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국가폭력"이라는 글과 함께 '최악의 카르텔은 검사 카르텔'이라는 댓글까지 달았어.
-이 대표의 반응을 보면, 검찰의 소환조사가 정략적이라는 시각으로 보이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부실 운영 논란과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따른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 등에 관한 야당의 공세가 거센 상황이잖아. 시각에 따라 윤석열 정부에 부담되는 이슈를 덮으려 사법 당국이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불만으로 보일 수도 있을 듯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은 어떤 내용이야?
-백현동 개발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자연녹지보전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 조정, 부동산개발회사(아시안디벨로퍼)에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야. 검찰은 특정경제범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해. 이 대표는 '당시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협조해달라는 정부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어.
-이 대표가 검찰의 칼날 위에 선 양상이네. 이 대표는 성남 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오는 17일 검찰에 출석하면 이번이 네 번째야. 당 내부에서도 말들이 많을 것 같은데?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의 주장처럼 '정치 탄압'이라며 검찰의 소환조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반대로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어.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8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으로 당이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방탄정당으로 휘몰아칠 수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퇴진해야 한다고 했어. 다른 일부 비명계 의원들도 이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인식이라는 전언도 있었어.
-앞으로 이 대표의 사퇴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이네.
-당 안팎에서 내부 다툼이 더 격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다수 의원이 친명계로 분류되고,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영향력도 큰 만큼,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하루아침에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으로 보여. 다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가 부담일 수밖에 없는데, 비명계는 이 대표의 퇴진 요구를 지속할 거라고 해. 앞으로 민주당 내부 상황을 예의주시해야겠어.
◆與, 당무감사 시작...'물갈이론' 나오는 TK 의원은 '초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당무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어. 3년 만이야. 10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할 텐데,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긴장감이 돌아. 당무감사가 정확히 뭐야?
-지역마다 '당협위원회'가 있어. 당협위원회의 실태를 점검하고 지역 관리 등에서 부실하다 판단되면 당협위원장을 교체하지. 당협위원장은 총선에서 지역구 공천이 사실상 확실한 데다 전당대회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야. 현역의원은 물론이고 출마를 준비하는 원외 인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어.
-공천으로 연결되는 문제네. 특정 계파가 학살될 수도, 당을 장악할 수도 있구나. 기준은 어떻게 돼?
-평가 기준은 아직은 알 수 없어. 과거 사례를 참고해 보면 책임당원 수와 당 지지율 대비 당협위원장의 지지율, 당협위원회의 운영 상황 등이 정량적인 평가 요소가 됐더라고. 문제는 정성 평가야. 국민의힘은 특히 수도권에서 '인물난'에 빠져있는데, 인재 영입을 위해서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까 싶어.
-'물갈이론'이 나오는 영남권도 문제가 되겠구나. 마지막 당무감사였던 2020년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시절엔, TK(대구·경북) 지역 의원의 현역 교체율이 64%에 달했어. 현역 의원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 이유야. 해당 지역 의원들 반응은 어때?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질문에 공개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드러낸 바 있어. 당내에서도 다들 "가 봐야 알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초조한 분위기는 역력해. 요즘 여러 국회의원이 지역 일정에 집중하고 있다고 해.
-영남권은 국민의힘이 텃밭이기도 하니 공천이 더더욱 치열하기도 해. '검사 수십 명 공천설'도 영남권이 될 것이라고 나왔었잖아. 특히 이번 당무감사에는 PK(부산·경남)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어. 지역을 그만큼 잘 알고 있단 의미지. 송곳 검증이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와.
-수도권의 국민의힘 우세 지역도 마찬가지야. "대통령실의 누가 출마를 준비한다더라"는 '카더라'가 돌고 있어. 출마를 준비하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피가 마를 일이야. 한 원외 인사는 통화에서 이런 카더라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도 '경선 가 봐야 안다'고 의지를 드러냈어. '위에서 꽂는' 인사보다 지역 활동을 오래 해 자신 있다는 뜻이겠지.
-그건 경선했을 때 얘기지. 당협위원장이라고 무조건 공천이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이제 '윤핵관' 공천이 어떻게 될지, 대통령실에서 얼마나 내려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어. 11월에 나오는 결과를 지켜보자고.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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