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테러 대상된 이재명..."왜 일본인이 협박을?"

신진환 2023. 8. 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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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 재점화…친명-비명 갈등 고조
국민의힘, '현역 물갈이론'에 촉각

지난 8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살해하지 않으면 테러를 일으키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서울시 공무원들 등에게 발송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남윤호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후쿠시마 오염수' 간담회 연 날, 살해 협박 받은 이재명

-최근 묻지마 흉악 범죄가 벌어졌. 온라인상에서는 '칼부림 예고 글'이 올라와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엄벌을 예고한 경찰은 살인예고 글 게시자를 검거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그런데 정치인을 겨냥한 '테러 예고'도 있었다고?

-지난 8일 저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살해하지 않으면 테러를 일으키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서울시 공무원들 등에게 발송됐다고 해. 경찰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해당 일에는 '8월 9일 15시 34분까지 이 대표를 살해하지 않으면 서울시 소재 도서관에 설치한 시한폭탄을 폭발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해. 일본인이 쓴 메일이라고 하네.

-국회에서 근무 중이었던 이 대표는 국회 방호처의 경호를 받고 귀가했다고 해. 다음날 공개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했고. 경찰은 국회에 특공대 폭발물처리반(EOD)을 투입했고, 폐쇄회로(CC)TV 모니터링, 엑스레이(X-ray) 검색과 순찰 근무 등을 강화했다고 해.

-이날 오전 이 대표는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국회로 불러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아동·청소년·양육자 간담회'를 열어 대정부 공세를 벌였어. 이 자리에서 김한나(8세) 양은 "제일 싫은 건 우리나라 대통령이 핵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걸 찬성했다는 것"이라며 "저는 핵발전소보다 더 무서운 말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주 월성에 사는 5살 동생도 피폭됐다. 너무 속상하다"고 말하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했어.

-휴가를 끝내고 돌아오자마자 테러 예고를 받았으니 이 대표 측은 당황스러울 것 같네. 이날 한 유명 연예인도 살해 협박을 받아 경찰에 신고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비슷한 시간에 올라오더라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흉악 범죄가 성행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테러 예고에 대한 확실한 대처가 필요할 것 같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17일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한 혐의를 받는 이 대표가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서예원 인턴기자

◆檢 소환 앞둔 이재명…민주당 '파열음'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했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대표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통보했다지?

-맞아. 이 대표는 지난 10일 검찰 소환에 임하겠다고 밝혔어. 이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민심이 윤석열 정부에 등을 돌릴 때마다, 무능한 정권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검찰이 이재명 죽이기에 나섰다"고 했어.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국가폭력"이라는 글과 함께 '최악의 카르텔은 검사 카르텔'이라는 댓글까지 달았어.

-이 대표의 반응을 보면, 검찰의 소환조사가 정략적이라는 시각으로 보이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부실 운영 논란과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따른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 등에 관한 야당의 공세가 거센 상황이잖아. 시각에 따라 윤석열 정부에 부담되는 이슈를 덮으려 사법 당국이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불만으로 보일 수도 있을 듯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은 어떤 내용이야?

-백현동 개발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자연녹지보전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 조정, 부동산개발회사(아시안디벨로퍼)에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야. 검찰은 특정경제범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해. 이 대표는 '당시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협조해달라는 정부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했다. 일부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 대표가 검찰의 칼날 위에 선 양상이네. 이 대표는 성남 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오는 17일 검찰에 출석하면 이번이 네 번째야. 당 내부에서도 말들이 많을 것 같은데?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의 주장처럼 '정치 탄압'이라며 검찰의 소환조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반대로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어.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8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으로 당이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방탄정당으로 휘몰아칠 수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퇴진해야 한다고 했어. 다른 일부 비명계 의원들도 이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인식이라는 전언도 있었어.

-앞으로 이 대표의 사퇴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이네.

-당 안팎에서 내부 다툼이 더 격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다수 의원이 친명계로 분류되고,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영향력도 큰 만큼,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하루아침에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으로 보여. 다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가 부담일 수밖에 없는데, 비명계는 이 대표의 퇴진 요구를 지속할 거라고 해. 앞으로 민주당 내부 상황을 예의주시해야겠어.

국민의힘 당무감사 일정이 지난 9일 확정되며 당내 긴장감이 돌고 있다.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與, 당무감사 시작...'물갈이론' 나오는 TK 의원은 '초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당무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어. 3년 만이야. 10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할 텐데,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긴장감이 돌아. 당무감사가 정확히 뭐야?

-지역마다 '당협위원회'가 있어. 당협위원회의 실태를 점검하고 지역 관리 등에서 부실하다 판단되면 당협위원장을 교체하지. 당협위원장은 총선에서 지역구 공천이 사실상 확실한 데다 전당대회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야. 현역의원은 물론이고 출마를 준비하는 원외 인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어.

-공천으로 연결되는 문제네. 특정 계파가 학살될 수도, 당을 장악할 수도 있구나. 기준은 어떻게 돼?

-평가 기준은 아직은 알 수 없어. 과거 사례를 참고해 보면 책임당원 수와 당 지지율 대비 당협위원장의 지지율, 당협위원회의 운영 상황 등이 정량적인 평가 요소가 됐더라고. 문제는 정성 평가야. 국민의힘은 특히 수도권에서 '인물난'에 빠져있는데, 인재 영입을 위해서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까 싶어.

-'물갈이론'이 나오는 영남권도 문제가 되겠구나. 마지막 당무감사였던 2020년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시절엔, TK(대구·경북) 지역 의원의 현역 교체율이 64%에 달했어. 현역 의원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 이유야. 해당 지역 의원들 반응은 어때?

총선 때마다 국민의힘 텃밭인 TK의 '물갈이론'이 나왔다. 윤재옥(사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TK 물갈이론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윤 원내대표의 지역구는 대구 달서구을이다. /이새롬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질문에 공개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드러낸 바 있어. 당내에서도 다들 "가 봐야 알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초조한 분위기는 역력해. 요즘 여러 국회의원이 지역 일정에 집중하고 있다고 해.

-영남권은 국민의힘이 텃밭이기도 하니 공천이 더더욱 치열하기도 해. '검사 수십 명 공천설'도 영남권이 될 것이라고 나왔었잖아. 특히 이번 당무감사에는 PK(부산·경남)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어. 지역을 그만큼 잘 알고 있단 의미지. 송곳 검증이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와.

-수도권의 국민의힘 우세 지역도 마찬가지야. "대통령실의 누가 출마를 준비한다더라"는 '카더라'가 돌고 있어. 출마를 준비하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피가 마를 일이야. 한 원외 인사는 통화에서 이런 카더라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도 '경선 가 봐야 안다'고 의지를 드러냈어. '위에서 꽂는' 인사보다 지역 활동을 오래 해 자신 있다는 뜻이겠지.

-그건 경선했을 때 얘기지. 당협위원장이라고 무조건 공천이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이제 '윤핵관' 공천이 어떻게 될지, 대통령실에서 얼마나 내려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어. 11월에 나오는 결과를 지켜보자고.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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