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ANE SAGA ②] ‘무너진 레비의 고집’, 토트넘이 케인을 팔 수밖에 없었던 3가지 이유

[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주포 해리 케인을 반드시 지킬 것 같았던 토트넘 홋스퍼가 왜 마지막에 뮌헨의 제안을 수락했을까?

여름 이적 시장에서 케인에 대한 토트넘의 태도는 완고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른 구단에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케인의 몸값을 1억 파운드(한화 약 1683억 원)로 책정했다. 레비의 으름장에 부담을 느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는 한 발 물러났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은 달랐다. 뮌헨은 케인을 데려오기 위해 필사적으로 나섰다. 토트넘과의 길고 길었던 협상 끝에 마침내 뮌헨은 결실을 맺었다. 공신력이 높은 ‘BBC’, ‘디 애슬레틱’ 등은 10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케인에 대한 뮌헨의 제안을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지오 로마노 역시 ‘Here We Go’를 외치며 이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렇다면 왜 레비 회장은 케인 이적을 받아들였을까?

우선 유럽대항전 진출 무산이 크게 작용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리그 8위에 그쳤다. 이로 인해 다가오는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UEFA 유로파리그, UEFA 유로파 컨퍼런스 리그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이는 토트넘이 유럽대항전 상금이나 중계권 등을 얻지 못한다는 의미다.

유럽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토트넘은 케인을 지킬 수 있는 명분을 잃었다. 유럽대항전무산으로 인해 구단 운영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선수 판매다. 토트넘의 선수들 중 가장 큰 돈을 안겨줄 수 있는 선수는 케인이었다.

두 번째로 조 루이스의 태도였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토트넘은 케인에게 재계약 제안을 했지만 그는 여름에 당장 계약을 연장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영국 ‘텔레그라프’에 의하면 조 루이스 구단주는 레비 회장에게 케인이 재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여름에 판매하라고 지시했다고 알려졌다. 여름에 자유 계약으로 이적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루이스는 토트넘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구단주고 레비는 루이스 밑에 있는 2인자다. 레비 회장이 토트넘의 실질적인 경영자이긴 하지만 그 역시 루이스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케인을 지키려 했던 레비 회장에게 루이스의 명령은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확률이 크다.

마지막은 케인의 입장이었다.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 토트넘 담당 기자 댄 킬패트릭에 의하면 케인은 13일 브렌트포드전까지 뮌헨과 토트넘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팀에 남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킬패트릭에 의하면 케인은 시즌 개막 후 팀을 떠나면 구단과 엔제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에게 불공정하다고 여겨 이 뜻을 구단에 말했다고 한다.

케인은 팀에 대한 애정 때문에 그랬을 수 있지만 이는 레비 회장에게 엄청난 압박감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내년 여름 케인은 자유 계약 신분이 된다. 레비 입장에서 이번 여름에 케인을 판매하지 못하면 15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잃는 셈이다. 구단에게도 큰 손실이기에 케인의 입장이 레비를 더욱 조급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

토트넘은 구단 역사상 최고의 스트라이커인 케인을 잃었지만 엄청난 금액의 돈을 얻게 됐다. 냉정히 말해 케인을 완벽히 대체하기는 불가능하다. 케인만한 스트라이커는 유럽에 많지 않기 때문이다. 케인의 빈자리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현명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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