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우의시네마트랩] 달에 꽂은 국기, 영토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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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문'에서 마침내 한국이 발사한 로켓은 우여곡절 끝에 달에 가고 두 명의 대원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후에 유일한 생존자 황선우 대원은 달에 태극기를 꽂는다.
그동안 주로 미국에서 만든 우주 탐사를 다룬 영화를 보았기에 성조기가 아닌 국기가 우주에서 보이는 것은 드문 경험이었다.
그래서 영화 '더 문'에서도 뉴스에서 해설가가 나와서 달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지하자원의 경제적 가치를 언급하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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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 여행’은 19세기의 유명한 SF 소설가 쥘 베른의 소설 ‘지구로부터 달까지’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쥘 베른의 다른 소설로는 ‘해저 2만리’와 ‘80일간의 세계 일주’가 있는데, 이 소설들은 대체로 제국주의 시대의 서유럽의 공간적 팽창을 개인의 모험담으로 다룬다. 즉, SF 장르는 단순히 기술 발전을 다루는 것뿐 아니라 공간의 확대, 더 나아가 다른 지역을 식민화했던 제국주의 시대의 경험이 반영된 것이다.
그래서 영화 ‘더 문’에서도 뉴스에서 해설가가 나와서 달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지하자원의 경제적 가치를 언급하는 장면이 나온다. 달에 가는 것은 달을 영토로 삼고 영유권을 주장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담고 있다. 이런 문제를 아주 엉뚱하게 언급한 영화가 조근식 감독의 ‘그해 여름’(2006)이다. 억압적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에서 산골 마을 사람들이 다 함께 모여서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소식을 라디오로 듣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한 사람이 “그럼 이제 달은 미국 거야?”라고 말하는데 아무도 그에 대해 응답하지 않는다.
한편, 영화는 도입부에서 우주 탐사 관련 주요 국가 연합의 회원국에서 우리나라가 탈락한 것으로 나온다. 그래서 독자적으로 우주탐사선을 개발하고 달 착륙을 시도한다. 이는 더 나아가 이제 선진국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우리의 인정욕구를 반영한다.
노광우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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