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예선 2승 1패로 마무리’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 “준결승 일정이 빡빡하다고요? 이럴 때 쓰려고 체력 운동하는 거죠”

남정훈 2023. 8. 1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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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두세트를 무기력하게 내주고도 3,4세트를 잡아내며 기어코 승부를 풀세트로 끌고 갔다. 안타깝게 패했지만, 삼성화재의 달라진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화재가 2023 KOVO컵 조별예선을 2연승 뒤 패배로 마무리했다.

삼성화재는 11일 경상북도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보드람컵 프로배구대회 B조 조별예선 6경기 파나소닉과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17-25 19-25 30-28 25-23 13-15)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삼성화재는 조별예선 2승1패로 마무리하며 B조 2위로 준결승에 진출해 12일 A조 1위를 차지한 대한항공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3연승르로 B조 1위가 된 파나소닉은 12일 A조 2위 OK금융그룹과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이날 두 팀의 맞대결은 이미 2연승으로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 상태에 치른 경기였다. 승패에 따라 조 1,2위가 갈리는 상황이었다.
첫 두세트는 파나소닉의 기본기에 충실한 배구가 삼성화재를 압살하는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날 삼성화재는 1~2세트에만 무려 19개의 범실을 저질렀다. 세트당 9.5점을 거저 헌납한 것과 다름없었다. 반면 파나소닉의 범실은 단 6개에 불과했다.

첫 두 세트를 무기력하게 내줬지만, 삼성화재는 적절한 교체투입과 기존 주전 멤버들의 각성으로 기어코 3,4세트를 잡아냈다. 5세트에도 13-13까지 갔지만, 막판 집중력에 밀리며 경기를 내줬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0-3 완패의 위기에서 벗어나 이길 수 있는 순간까지 끌고 간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이번 KOVO컵의 최대 수확이라고 할 수 있는 박성진이 양팀 통틀어 최다인 22점을 올렸다. 블로킹 4개와 서브득점 2개도 곁들였다. 신장호도 62.50%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20점을 올렸다.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할 김정호가 12점에 범실을 9개나 범했음에도 삼성화재가 풀 세트 접전을 치를 수 있었던 것은 박성진과 신장호의 활약 외에도 2세트 교체되어 들어와 3,4세트 선발로 출장하며 11득점을 올린 홍민기(공격 성공률 64.29%)의 활약도 컸다. 홍민기는 4세트 도중 무릎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남자배구 삼성화재의 박성진.
아름다운 패배긴 했지만, 일정을 생각하면 유쾌하지만은 않은 결과다. 이날 경기가 오후 10시가 다 되어 끝이났는데, 삼성화재는 12일 오후 1시30분에 열리는 준결승 1경기를 치러야 한다. 체력 부담이 신경쓰일 법하다.

경기 뒤 인터뷰실에 들어선 김상우 감독에게 체력 부담에 대해 묻자 “이럴 때 쓰려고 체력운동 열심히 한 거죠”라고 답한 뒤 “저희들은 팬분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오늘 경기가 길어지긴 했지만, 중간 중간에 선수들을 교체도 하고 해서 그리 큰 부담은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1세트를 마치고 코트 체인지 하는 과정에서 주심을 향해 이해할 수 없다는 제스쳐를 취하기도 했다. 파나소닉의 마지막 플레이가 ‘포 히트’가 아니냐는 의미로 손가락 네 개를 펼쳐보였지만, 주심은 그대로 코트를 체인지하라는 시그널만 내릴 뿐이었다. 이 상황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심판은 군림하라고 있는 자리가 아닌데, 권위적이다. 어떤 판정이든 정확히 짚어주면 수긍하겠는데, 권위적이었다. 내 항의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한 것도 있었지만, 여러 액션이 기분 좋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맞붙은 파나소닉에 대해 김 감독은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파나소닉 선수들이 건지지 못할 공도 수비로 건지더라. 거기에서 좀 차이가 난 것 아닌가 싶다. 아울러 승부처나 고비 상황에서 볼을 다루는 기술에서도 우리보다 나았다”라면서도 “우리 선수들도 많은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그대로지지 않고, 따라붙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도 많이 성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준결승 상대인 대한항공은 주전 다수가 대표팀 차출로 빠져 10명으로 대회를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큰 공격수가 없다보니 다양한 변칙 전술과 남자부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외발 이동공격을 구사하기도 한다. 준결승 상대 대한항공에 대해 김 감독은 “대한항공이 이번 KOVO컵에서 하는 플레이를 보면 일본 팀들과 비슷한 플레이가 많다. 오늘 파나소닉과 맞붙으며 적응도 했고, 연습 경기 때 지금 대한항공 선수들과 해봤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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