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공지된 윤 대통령 지시사항 “LH 혁신·건설 카르텔 혁파”

오남석 기자 2023. 8. 1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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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과 건설 카르텔 혁파를 차질 없이 이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이날 밤 대통령실의 언론 공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한준 LH 사장에게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

LH 혁신과 건설 카르텔 혁파 관련 윤 대통령의 지시 사항은 이날 오후 9시가 넘은 시점에 언론에 공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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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무량판 부실시공’ 5곳 추가로 드러나 … 개혁 속도 낼 전망
이한주 LH 사장 “전체 임원 사직서 받아 … 근본적 혁신 의지”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유엔사 주요 직위자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과 건설 카르텔 혁파를 차질 없이 이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이날 밤 대통령실의 언론 공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한준 LH 사장에게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이날 폐영식과 K팝 콘서트를 끝으로 마무리되고, 태풍 ‘카눈’도 소멸됨에 따라 윤 대통령이 본격적인 개혁 작업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LH 혁신과 건설 카르텔 혁파 관련 윤 대통령의 지시 사항은 이날 오후 9시가 넘은 시점에 언론에 공지됐다. 윤 대통령이 그만큼 이 문제를 심각하고 시급한 사안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LH가 최근 무량판 부실시공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철근 누락 단지 5곳에 대해 ‘경미하다’고 판단해 임의로 제외한 사실이 이날 뒤늦게 드러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LH는 당초 전수조사를 실시한 91개 아파트 단지 중 15곳에서 문제가 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철근 누락 등 문제가 있는 아파트 단지는 20곳인 것으로 드러났다. LH는 5곳이 누락된 것을 알고도 숨겼으며, 전수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무량판 아파트 1곳도 추가로 확인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이날 LH 서울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량판 구조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경영적 판단 하에 추가 발표한다”면서 이 사실을 공개했다.

누락된 단지는 화성남양뉴타운 B10, 평택소사벌A7, 파주운정3 A37, 고양장항A4, 익산평화 등이다. 이 중 현재 공사 중인 고양장항A4와 익산평화를 제외한 3곳은 모두 준공됐다.

이들 단지에서 누락된 철근은 5개 미만이고, 즉시 보강이 완료돼 안전에 우려가 없다는 것이 LH 측 설명이다. 이 사장은 “뒤늦게 기둥 중 3∼4개에서만 하자가 있는 단지를 자체 보강하고 발표에서 제외했다는 보고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으나 전수조사에서 1개의 단지가 추가로 누락된 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추가된 단지는 장기 미착공 지구여서 누락됐던 것으로 LH는 파악했다.

LH는 이날 추가로 나온 5개 무량판 구조 아파트 단지를 포함해 20개 단지에서는 긴급 안전점검이 진행 중이며 주민과 협의 아래 신속한 보강 조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처럼 철근 누락 및 전수 조사 대상에서 누락된 단지가 계속해서 추가로 나오는 이유에 대해 내부의 ‘보고 누락’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저한테 (그동안) 누락된 보고가 올라왔고, 어제 오후에야 5개가 빠졌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조차도 제3자를 통해 알게 됐다”며 “어떻게 LH 조직이 가장 기본적인 통계조차 발표를 안하고 임의로 뺐는지 참담하고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 사장은 그러면서 “내부 자력만으로 혁신이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러 경찰과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에 조사를 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합병해 출범했지만 여전한 자리 나눠먹기와 칸막이 문화로 LH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 사장은 강조했다.

이 사장은 대대적인 조직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조직 규모 및 인력의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이 사장은 “LH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전체 임원의 사직서를 받았다”면서 “새 인사를 통해 LH를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본인의 거취에 대해선 “국토교통부 장관을 포함한 정부 뜻에 따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11월 임명됐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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