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 터져 마을 쑥대밭...물 빠지자 '처참'
가축 피해도 극심…뻘밭 된 축사 복구 작업
"하천 제방, 최근 공사로 약해져" 주민 의문
[앵커]
제6호 태풍 '카눈'은 영남 내륙 대부분 지역을 위험 반원에 두면서 큰 피해를 줬습니다.
특히 대구 군위군에서는 제방이 터져 마을이 통째로 침수됐는데요.
하루 만에 물은 빠졌지만, 드러난 모습은 처참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비닐하우스 뼈대가 엿가락처럼 휘었습니다.
작물은 쓸려 갔고, 바닥은 온통 진흙탕입니다.
그나마 살아남은 것들도 흙탕물을 뒤집어쓴 채 축 늘어져 올해 수확은 어려워 보입니다.
대구 군위군에서 하천이 범람하자 불로리와 평수리 등 주변 마을은 허리 높이까지 침수됐습니다.
물이 빠지면서 참혹한 모습이 드러나자, 주민들은 할 말을 잊었습니다.
[김병덕 / 대구 군위군 불로리 : 트랙터도 떠내려갔고, 경운기도 떠내려갔고, 그러니까 내년 농사짓는 데는 참 힘이 들 거고. 그걸 수리해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말로는 얘기 못 하죠.]
가축들도 간신히 목숨만 건졌습니다.
뻘밭이 된 축사에 마른 톱밥을 깔아주고, 새 사료와 물을 준 뒤에야 겨우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김문중 / 대구 군위군 병수리 : 그래도 안심되더라고요, 소가 다 살아 있으니까. 그런데 집 주위가 너무 처참해져서, 어디를 손대야 할지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피해를 키운 건 낡은 제방이었습니다.
범람이 시작된 제방입니다. 불어난 물을 견디지 못하고 이렇게 완전히 무너지면서, 저지대에 있는 마을에 한꺼번에 물을 쏟아냈습니다.
최근 보강 공사를 진행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공사 때문에 제방이 약해진 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임순희 / 대구 군위군 불로리 : 40년 가까이 농사를 지었는데, 아직 한 번도 물이 그렇게, (태풍) 매미가 왔을 때도 안 그랬거든요.]
이번 태풍으로 대구 군위군에서 1명이 숨졌고, 달성군 가창면에서 1명이 실종됐습니다.
경찰은 가창면 일대에 70명을 투입해 수색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촬영기자 : 전기호 이영재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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