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계부채 ‘빨간불’…고령층·저소득층에서 특히 높았다
[KBS 제주] [앵커]
제주지역 가계의 소득 대비 부채가 전국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소득 기반이 약한 고령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상당히 높아져 심각한 상황입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저소득, 저신용 서민에게 채무 조정과 생계비 대출 등을 제공하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입니다.
이곳에서 이뤄지는 상담은 많게는 하루 50여 건.
코로나19를 겪으며 소득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은 저소득과 고령층이 대부분입니다.
[최광삼/제주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장 : "소득이 아무래도 감소하면, 금융비용이 많이 증가합니다. 금융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이 방문하시고요. 그 다음에 긴급하게 소액 생계비가 필요하신 분들이."]
실제 이 같은 현상이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대출이 있는 제주도민들은 평균 연소득의 3배 가까이 금융기관에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국에서 세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60살 이상 고령층은 청년층과 중장년층과 비교해 특히 심각합니다.
평균 연소득의 4배 가까이 빚을 지고 있는데, 전국 평균보다 무려 96%포인트나 높습니다.
심각한 건 저소득층도 마찬가집니다.
평균 연소득의 4배 가까이 빚을 져 4년 전보다 가계부채 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했고,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여기에 이미 진 빚을 갚기 더 어렵고, 금리가 인상되면 곧바로 생계를 위협받는 도내 '잠재 취약차주' 비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18.9%로, 다른 지역보다도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양재운/과장/한국은행 제주본부 : "소비가 제약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제주지역 경제 성장률이 저하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있어서, 특별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고령층과 저소득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재취업 지원 등 소득 기반을 넓힐 수 있는 중장기적인 정책 마련이 시급해졌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고아람/그래픽:박미나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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