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마찰…일상 속 ‘힘의 원리’[책과 삶]
물리적 힘
헨리 페트로스키 지음·이충호 옮김
서해문집 | 464쪽 | 2만2000원
세상이 돌아가는 것은 모두 힘 때문이다. 권력이나 의지 같은 비유적인 힘(power)이 아닌 물리적인 힘(force).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갈 수 있는 건 중력이 있어서고, 그 땅에서 발을 앞뒤로 움직여 걷는 건 마찰력 덕이다.
공학자인 헨리 페트로스키가 쓴 <물리적 힘>은 이렇게 물체를 이동시키거나 형태를 변형시키는 힘들에 관한 책이다. 목차는 ‘밀기와 당기기’ ‘중력’ ‘자기’ ‘마찰’ 등 다소 딱딱하게 구성돼 있지만, 내용은 그렇진 않다. 옷 입기나 잼병 뚜껑을 돌리는 식의 일상적인 행동, 비행기 같은 익숙한 교통 수단을 이용해 힘의 작동 원리를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다. 평소 물리에 전혀 관심이 없던 독자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힘 자체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그 힘을 둘러싼 재미있는 일화도 등장한다. ‘중력’ 회차에서는 여동생이 수영을 하다 익사하자 ‘중력이 동생을 바닥으로 끌고 내려갔다’고 주장하며 ‘반중력’을 연구하는 재단을 설립한 MIT 출신 공학자 로저 워드 뱁슨의 이야기가 나온다. 뱁슨이 시작한 반중력 논문 경진 대회는 중력으로 주제를 확대한 뒤 스티븐 호킹과 같은 유명한 물리학자들이 수상을 하기도 했다. 집에 하나쯤은 있는 물건을 가지고 힘의 원리를 설명한 내용이 많다. 버튼을 누르면 차라락 소리를 내며 스스로 감기는 철제 줄자가 나오기까지 발명가들이 어떤 고민을 했는지 알 수 있다.
페트로스키는 전작 <연필>에서도 연필의 기원, 연필의 어원학적 의미, 산업적 배경, 연필 발전과 함께한 공학의 발전 과정 등을 폭넓게 다뤘는데, 그와 유사하다. 지난 6월 사망해 <물리적 힘>이 그의 마지막 책이 됐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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