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94㎜ 비에 물바다 된 새만금 야영장

부안/김정엽 기자 2023. 8. 1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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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설은 바람에 날려 쓰러져
“일찍 철수 결정해 그나마 다행”
태풍 ‘카눈’이 지나간 이튿날인 11일 전북 부안군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 예보로 150국 스카우트 대원 3만7000여 명이 조기 철수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가 예상대로 물바다로 변했다. 지난 9일부터 11일 오전 6시까지 잼버리 야영지가 있는 부안군에는 94.1㎜의 비가 내렸다. 같은 기간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강원도 속초와 비교하면 3분의 1도 안 되는 강수량에 야영장 곳곳이 침수된 것이다.

11일 전북도에 따르면, 부안 지역에는 지난 9일 20㎜, 10일 69㎜, 11일 오전 6시 현재 5.1㎜의 비가 내렸다. 그러다보니 지난 10일 야영지 바닥에 물이 몇 차례 차올랐다가 빠지기를 반복했다. 침수를 대비해 마련했던 플라스틱 팔레트 높이(15㎝)보다 더 높게 물이 찬 곳도 여러 곳이었다.

현재도 야영지는 장화를 신어야만 이동이 가능할 정도로 질퍽거리는 펄처럼 변해 있었다. 질퍽한 땅 위에서 이동하기 위해 깔아 둔 야자수 매트도 물에 흥건하게 젖었고, 고인 물을 빼내기 위해 파놓은 배수로들도 물이 들어차 있었다. 한쪽에 쌓아둔 책상과 몽골텐트 등 물품과 시설물이 바람에 날려 쓰러졌고, 이동식 화장실 주변도 대부분 침수돼 화장실이 고립된 모습이었다.

전북도는 11일 오전 2시간 동안 간이펌프를 가동해 물을 뺐다. 앞서 도는 잼버리 대회를 준비하면서 지난 5월 폭우 이후 침수가 우려돼 41억원의 추가 예산을 투입해 간이펌프 100대를 야영장 곳곳에 설치했다.

부안군 한 주민은 “수만명의 대원이 빠져나간 자리에 다시 물이 들어찬 것을 보니 기가 막힌다”며 “조기 철수한다고 할 때는 아쉬웠는데, 물에 잠긴 야영장을 보니 아이들이 일찍 빠져나간 게 차라리 잘한 일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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