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아닌 세상 바꾸자 거리로 나선 활동가[책과 삶]
장애시민 불복종
변재원 지음
창비 | 308쪽 | 1만8000원
장애인 시민단체가 장애인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서울지하철에서 출근길 집회를 이어나가자 정부와 서울시가 내놓은 반응은 ‘불법’이었다.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장애인 시민단체를 압박했다. “합법적 범위 벗어났다”(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더 이상 관용은 없다”(서울시) 등의 말이 쏟아졌다.
<장애시민 불복종>의 저자 변재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은 “일부가 손쉽게 정의하는 불법은 도덕이 아니라 권력에 기준을 둔다”고 말한다. “인정받지 않는 사물과 제도의 모든 목소리는 대부분 불법으로 여겨지는 세상에서 권리를 찾으려면 제도에 긴장을 불어넣어야 한다.”
이 책은 활동 현장과 학문의 장을 오가며 느끼고 학습한 저자의 경험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인권활동가이면서 소수자정책 연구자다. 행정학을 공부하며 논문을 쓰다 장애운동을 접했다고 한다. 책에는 그가 장애운동에 입문하는 과정, 동료 활동가들의 삶과 투쟁 등 총 17개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 글은 마주해야만 하는 성대한 패배에 관한 이야기’에선 비장애인이 당연하게 누리는 일상을 장애인이 쟁취하는 과정을 다루고, ‘이 글은 집회 현장에서 들리는 낯설고 무서운 용어들에 관한 이야기’에선 민중, 해방과 같은 용어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말한다.
저자는 본인과 주변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면서도 이론과 삶을 버무려 사회현상을 설명하기도 한다. 그는 행정학의 ‘반응성’ 이론을 제시하면서 정부는 시민의 요구에 적절하게 반응해 필요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저상버스, 장애인콜택시, 지하철 엘리베이터도 저자와 동료들이 거리에서 데모를 하며 요구해 얻어낸 결과물이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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