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특보에도 버젓이 해수욕…실질적 대책 세워야
[앵커]
태풍 경보가 내려진 어제(10일) 새벽, 입수가 금지됐지만 남녀 한 쌍, 또 술에 취한 남성이 바다에 들어갔습니다.
태풍 대비에도 바쁜 경찰과 현장 요원이 시간을 뺏겼는데 이런 경우, 지자체가 더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풍 경보가 내려져 입수가 모두 금지된 해수욕장.
파도에 몸을 맡긴 채 껴안고 있는 두 남녀가 보입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바쁜 걸음으로 다가가자 남녀는 재빨리 달아납니다.
이 남녀는 구청에서 입수를 금지했는데 물에 들어갔다가 경찰까지 동원되자 물 밖으로 나온 겁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내려진 처분은 계도 조처뿐이었습니다.
구청은 "태풍 대응에도 바쁜 상황에서 입수자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해명했습니다.
부산의 또 다른 해수욕장.
한 남성이 밤바다로 들어갑니다.
지능형 CCTV에 포착돼 야간 근무요원이 급히 출동했고 의식을 잃은 남성은 심폐소생술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만취 상태로 바다에 들어간 이 30대 남성에게 해운대구청이 할 수 있는 것도 과태료 10만 원 부과뿐입니다.
[이동훈/송정해수욕장 바다봉사실장 : "(관리하기) 엄청 어렵죠, 야간에. 특히 요번 같은 경우에는 태풍이 오는 와중에도, 물에 들어가지 말라고 그렇게 방송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태풍 때 해운대와 송정·광안리 해수욕장에서 확인된 불법 입수자가 11명.
과태료를 부과한 건 만취한 30대 남성 1명뿐이고, 나머지 10명은 계도 조치로 끝났습니다.
[김대희/국립부경대 해양스포츠전공 교수 : "이용자의 안전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는 태풍과 관련된 상황들이 있다면, 지자체 차원에서 강하게 규제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잇따르는 불법 해수욕으로 입수자의 안전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이고 태풍 피해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행정력까지 낭비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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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천 기자 (hu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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