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앞에 위태로운 ‘이동 약자’…선제적 대처 필요
[앵커]
태풍 카눈으로 급히 몸을 피한 사람들이 한 때 만 5천 명이 넘었습니다.
특히 몸이 불편한 주민들은 갑자기 물이 불어나면서 소방대원 등의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재난이 예상될 때 이런 이동 약자들을 미리 챙길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노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풍 카눈이 쏟아낸 빗물이 허리춤까지 차오른 골목길.
소방대원들이 이동이 불편한 노인을 등에 업고 힘겹게 구조해 냅니다.
[김환/강원 속초소방서 소방대원 : "그 일대가 다 침수가 돼 있어서 (찾아갔는데), 힘드셔가시고 나올 생각은 안 하시고 그냥 의자 같은 데 앉아계셨거든요."]
대피 문자가 발송됐지만, 갑자기 강해진 빗발에 이른바 '이동 약자'들이 홀로 대피할 수가 없습니다.
보행기를 사용하는 80대 할머니는 세 번의 구조 요청 끝에 구조됐습니다.
[최진분/속초시 조양동/81살 : "나갈 상황이 못 돼서 구조대원을 불렀어요. 불러가지고 (신고가 많았는지) 몇 번 부르니까 그때 오셨더라고. 몇 분이 오셔서…"]
강원도 동해시에서도 시각 장애인 한 명이 소방대원의 도움을 받아 대피했습니다.
이번 태풍은 예고된 자연 재해였지만 사전에 대피소를 이용하는 건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습니다.
상설 대피소가 거의 없이, 재난이 본격화된 이후에야 임시 대피소가 꾸려지는 탓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동 약자 등을 위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김승배/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 : "위험 기상이 예상되는 지역에 있는 이동 약자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이동을 시켜주고, 차량을 이용해서 이동을 시켜주고…"]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지방자치단체에 '대피 조력자' 제도를 도입해 재난 취약층을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지원 대상은 반지하 가구에 한정됐고, 대피 시점과 장소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노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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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영 기자 (n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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