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팬 될래요”…파도타기와 떼창, 4만 잼버리 대원들 열광
서울 상암서 잼버리 폐영식 콘서트
빗속 천막 아래서 겨우 사전 리허설
대원들 파도타기에 구호 외치며 즐기고
아이브·뉴진스 등 무대선 큰 떼창 나와
우중에도 최선 다한 무대에 열기 고조
11일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이 열린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 폐영식을 기념해 140여개국 4만여 대원을 모아놓고 개최된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 시작 직전 만난 독일의 대원 마틸다(15)가 이렇게 말하며 눈을 빛냈다. 마틸다처럼 많은 대원들이 행사 기간 내내 불거진 부실 운영 논란, 무더위와 태풍 등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현장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대장정을 마무리 하는 자리인 만큼 대다수 대원들은 한껏 들떠있었다. 경기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저마다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현장에 배치된 경찰과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폐영식 도중과 K팝 콘서트 전 대기 시간엔 자발적으로 객석 파도타기도 이뤄졌다.
다만 순수하게 행사를 즐긴 이들에 비해 행사 진행은 마지막까지 아쉬움을 남겼다. 폐영식 3시간 전부터 대원들 입장을 시작했지만, 오후 5시 30분 시작 시간에도 3분의 1 이상의 좌석이 비어있었다. 결국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약 30분의 폐영식이 마무리된 후에야 객석이 다 찼다.
익명을 요구한 북유럽 국가의 한 대원은 “태풍이 오는데도 공연이 열린다고 해서 불안했다”면서도 “다행히 날이 갰고, 한국의 라이브 공연을 경험할 수 있게 돼 좋다”고 전했다. 대만 출신의 자원봉사자 대원(IST) 유샹(19)은 “전기 공급도 안되고 화장실도 열악해 부정적인 면이 있었던게 사실”이라면서도 “콘서트는 기대도 많이했고 좋다”고 했다.
이날 오후 7시 댄스팀 홀리뱅이 무대에 올라 화려한 퍼포먼스로 공연의 시작을 알리자 경기장을 꽉 채운 대원들은 환호로 답했다. 전광판에 자신의 얼굴이 잡힐 땐 더욱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서 흥겨워하는 이들도 있었다.
걸그룹 있지와 보이그룹 더뉴식스(TNX)는 스카우트 단복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강다니엘은 뜨거운 불기둥을, 카드(KARD)와 권은비, 몬스타엑스 유닛 셔누X형원 등은 화려한 폭죽 효과를 동원해 열기를 더했다. 마마무는 명불허전 안정적인 라이브를 뽐냈고, NCT드림이 칼군무 무대로 마지막 순서를 장식했다.
이번 콘서트 무대에 오른 가수는 총 19팀에 달했다. 이날 녹화 예정이었던 KBS 뮤직뱅크를 결방하고, 출연진의 무대를 야외로 옮겨 진행한 셈이다. 일부 가수는 기존 스케줄을 조정하며 참석하기도 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정부는 자발적 참여라곤 하지만 협조하지 않을 수 없는 요청이지 않냐”고 했다. 이날 하이브는 방탄소년단(BTS) 포토카드 4만3000 세트(약 8억원)를, 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인형(약 10억원) 등을 무상 지원했다. 대원들에겐 저녁 식사 대용으로 빵과 초코파이, 에너지바, 육포, 봉지 과자, 500ml 생수 등도 배급됐다.
앞서 이번 콘서트는 날짜와 장소가 마지막까지 바뀌며 혼란을 거듭 했다. 당초 6일 새만금 특설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폭염 등 안전 문제로 한 차례 미뤄졌다. 이어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 개최 일정을 다시 잡았지만, 태풍 영향으로 또다시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가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여당 정치인이 군 복무 중인 방탄소년단(BTS) 동원을 언급하는 등 논란이 이어졌고, 정부가 보여주기 식으로 문화 행사를 이용한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미 새만금 영지의 안전 논란 이후 공공기관·민간 기업을 가리지 않고 인력과 숙소 시설 등이 대거 급작스럽게 동원된 뒤라 비판 여론은 더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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