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대피에 노후한 제방 때문에…“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
[앵커]
걱정했던 인명 피해도 있었습니다.
대구시 군위군에서 낡은 제방이 무너져 강물이 넘쳤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이 몸을 피하라고 안내받은 건 이미 하천 물이 제방을 넘어 마을로 들이닥칠 때였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하천을 따라 뻗은 제방이 80여미터 가량 뻥 뚫렸습니다.
벽돌과 흙이 유실되면서, 묻혀 있던 상수도관도 훤히 드러났습니다.
현재는 끊긴 상수도관을 연결하고 임시 제방을 쌓는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제방이 무너진 건 어제(10일) 낮 1시쯤, 하천물이 밀려들면서 온 마을이 순식간에 물바다가 됐습니다.
[양유정/인근 주민 : "우리 딸이 잡아서 제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어제 상황은 정말 급한 상황이었고..."]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떨어진 건 제방이 터지기 불과 한시간 전인 어제 낮 12시쯤, 그때는 이미 하천물이 제방을 넘어 마을로 밀려드는 때였습니다.
마을 이장이 부랴부랴 대피하라고 연락하면서 10가구 주민 15명이 그때서야 마을회관으로 이동했습니다.
태풍에 많은 비가 예상됐지만 군위군청의 사전 대피 조치는 없었습니다.
다른 주민들보다 늦게 출발한 60대 남성 김모 씨는 결국, 불어난 물에 휩쓸려 숨졌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전화하니까 '알았다' 하는데 그때도 안 나왔어. 그런데 건너오다가 물이 너무 세니까 휩쓸려서 떠내려 갔지..."]
더욱이 무너진 제방은 언제 지어졌는지 기록조차 없는 오래된 제방이었습니다.
경상북도가 군위군을 관할하던 올 상반기에 230억 원을 들여 남천 일대에 제방을 새로 쌓았지만 붕괴된 구간은 제외됐습니다.
[경상북도 관계자/음성변조 : "하천 기본 계획상 정비 계획이 잡혀 있지 않았기 때문에 설계에 반영이 안됐습니다. 근데 무너진 이유는 이번에 비가 200년에 한번 올까 말까한 비가..."]
처음 겪은 물난리에 가까운 이웃까지 잃은 주민들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며 가슴을 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준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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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기자 (joon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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