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박 대령 정치쇼 하나”…야 “드라마 ‘D.P.’ 같다”

문광호 기자 2023. 8. 1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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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채수근 상병 사건 놓고 공방…김기현 “유족 억울함 없게 진상규명”
이재명 “윤석열 정부, 은폐 열중”…정의당 “제3의 수사기관에 맡겨야”

집중호우 수색 중 순직한 채수근 해병대 상병 사건 수사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11일 국회로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 국방부 검찰단의 ‘집단항명 수괴’ 혐의 수사를 거부한 것에 대해 “정치쇼”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가 나서야 한다”며 국방위원회 개최를 촉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신범철 국방부 차관으로부터 한 시간 동안 관련 보고를 받았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보고 직후 신원식 의원, 신 차관과 함께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는 원칙적으로 유족들의 억울함이 없게 철저한 진상규명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국방부는 박 대령이 일방적 주장을 펼친다고 공격했다. 신 차관은 “박 대령은 제가 해병대 사령관에게 (외압성) 문자를 보냈다지만 그런 내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3성 장군 출신인 신 의원은 “박 대령이 외압이라고 하는 건 일방적 표현”이라며 “왜 갑자기 정치쇼를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면서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채 상병의 순직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윤석열 정부는 진상 은폐에 열중하고 있다”며 “국방위원회를 신속히 열어서 수사 은폐, 방해 의혹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수사에 개입해 (해병대) 임성근 사단장의 책임을 없애려는 윗선의 시도들이 덜미를 잡히고 있다”며 “해병대 수사단의 문건에 따르면 임 사단장을 수사에서 제외하도록 의견을 낸 주체로 ‘상급제대’가 명시돼 있다. 문건을 통해 추정되는 해병대의 윗선은 국방부와 대통령실”이라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은 SNS에서 “점점 커지는 권력형 수사개입 의혹, 누가 사건 은폐 시도의 몸통인가”라며 “박 대령의 기자회견에 따르면 국가안보실이 수사결과를 보길 원한다고 했다니 대체 국가안보실이 그걸 무슨 권한으로 왜 봐야 하나”라고 했다. 박 의원은 “이마저도 드라마 <D.P.>와 똑같다”며 “윤 대통령은 박 대령의 청원을 받아달라”고 촉구했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의 은폐·축소 의혹, 대통령실 개입 의혹 등으로 국방부는 이번 사안을 조사할 정당성과 신뢰를 잃었다”며 “박 대령의 주장대로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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