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투약 후 인도 돌진’ 압구정 롤스로이스 운전자 구속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영장 발부
압구정역 인근 인도 돌진…20대 여성 중태
신 씨 “마약 투약 안 해…구호 조치했다” 주장

영장심사 마친 ‘압구정 롤스로이스’ 약물운전 혐의 신모씨 [사진=연합뉴스]

마약류의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뒤 서울 강남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걷던 여성을 뇌사 상태에 빠뜨린 신 모씨(28)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혐의를 받는 신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된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신 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10분께 서울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를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걷던 20대 여성 A씨를 들이받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현재 뇌사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마약 간이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검사 결과, 그의 체내에서 의료용 마취제인 케타민을 포함한 총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이 검출됐다.

이에 대해 신 씨는 경찰 조사에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 의사에게 케타민을 처방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 신 씨가 2016년 7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필로폰을 다섯 차례 투약했다 적발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신 씨는 이날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시작 시간보다 9분 늦은 오전 11시9분께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고, 약 45분간의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 건물을 나서며 “피해자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당시 기억이 안 난다고 했는데 약물을 과다 투약한 게 아닌가”란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다만 “병원 여러 군데 다니며 약물 쇼핑을 한 건가”, “마약 혐의 인정하나”, “최근에도 투약했나” 등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한편, 신 씨는 전날 유튜브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에 출연해 “최근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사고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피해자에게 구호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