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아시안게임 출격’ 한국 바둑 대표팀 출사표

윤은용 기자 2023. 8. 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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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금메달 싹쓸이 신화 항저우 AG에서 다시 쓰겠다”
남·여 단체전 등 출전하는 10명
개최국 중국 룰 적응 훈련에 심혈
바둑 여자 랭킹 1위인 최정 9단(왼쪽 사진)과 남자 1위 신진서 9단이 11일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바둑 국가대표로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입촌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13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한국 바둑 대표팀이 광저우 대회에서 일궈낸 ‘금메달 싹쓸이’ 신화에 다시 도전한다.

목진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바둑 대표팀은 11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4박5일간 담금질에 들어갔다. 이번 대표팀은 남자 6명, 여자 4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는데 이날은 건강상 이유로 불참한 박정환 9단과 중국여자바둑리그 일정이 겹친 김채영 8단, 김은지 6단 등 3명이 함께하지 못했다.

바둑 선수의 선수촌 입촌 자체가 이채롭다. 한국 바둑의 최강자 신진서 9단은 “바둑 기사가 운동 선수들과 함께하는 게 흔하지 않은데 들어오니 뭔가 굉장히 새롭다. 설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오유진 9단도 “선수촌에 들어오면서 굉장히 공기도 좋고 좋은 환경이라 생각했다. 식사시간에 많은 선수들을 봤는데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바둑이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2010년 광저우 대회가 유일하다. 이후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사라졌다가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 13년 만에 부활했다.

한국은 광저우 대회에서 남·여단체전과 혼성페어 등 총 3개 종목 금메달을 전부 가져왔다. 이번 대회 역시 3개 종목으로 열린다. 남·여단체전은 그대로고, 혼성페어 대신 남자 개인전이 새로 신설됐다. 자타공인 남·여 1인자인 신진서와 최정 9단이 합을 맞출 혼성페어에서 승산이 없다 판단한 개최국 중국이 종목을 교체한 것이다. 여자 개인전은 열리지 않는다. 최정을 대적할 상대가 중국에 없기 때문이다.

최정은 “여자도 개인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우리가 결정할 부분이 아니므로 단체전에 열중할 수 있다는 좋은 의미라고만 생각하겠다”며 “중국 여자 대표팀도 세지만 일본도 만만치 않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목 감독은 이번 입촌 기간 중국 룰 적응에 중점을 두고 훈련 계획을 잡았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중국 룰로 치뤄진다. 중국 룰은 한국 룰과 대부분 비슷해 보이지만 미세한 부분에서 다르다. 목 감독은 “선수들이 기술적으로는 완성됐지만 이번에는 중국 룰로 개최된다. 한국 룰과 엄연한 차이가 있다. 덤 차이만 하더라도 한국은 6집 반, 중국은 7집 반으로 다르다”며 “이런 부분을 100% 이해하고 임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 종반 끝내기 부분에서 복잡한 변화에 따라 승패가 바뀌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것은 정확히 모르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모로 경계할 부분이 많지만, 13년 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자신감은 있다.

목 감독은 “부담은 나와 코치들이 안고 기사들은 평소 기량 발휘를 잘하도록 하겠다. 광저우 대회 때 영광을 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세계대회에서 연패를 당했던 신진서도 “비록 몇번 졌지만 자신감은 어디 가지 않는다. 난 단체전에서 늘 좋은 성적을 내왔기에 자신감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정 역시 “객관적으로 우리가 가장 강하다는 데 다들 이견이 없을 것 같다. 가장 신경쓰이는 팀이 되도록 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진천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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