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힘들게 복구했는데…" 태풍에 두 번 운 산불 피해 주민들
강원 동해안 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리면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특히 강릉은 지난 4월 산불로 피해가 컸는데 이번에는 물폭탄까지 덮쳤습니다.
조승현 기자가 주민들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도로가 하천으로 변했고 바로 옆 상가는 물이 가득 들어찼습니다.
일터를 지키기 위해 어제 하루 종일 주민들은 사투를 벌였습니다.
[오말례/강원 강릉시 안현동 : 틈마다 다 막고 다 해도 왈칵 들어오니까 갑자기 확 들어오니까 어떻게 방법이 없죠.]
다시 가 본 가게.
집기며 가전제품이며 성한 게 없습니다.
이 일대, 넉 달 전 산불이 덮쳤던 곳입니다.
당시 불에 탔던 한 식당.
2억 원 넘게 들여 원래 모습을 찾았는데 다시 원점이 됐습니다.
그래도 힘을 내서 남은 물을 퍼내고 집기를 꺼내 말립니다.
[왕완근/강릉 강릉시 안현동 : 힘들게 복구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불과 문 연 지 얼마 안 됐는데 또 이렇게 되니까…]
근처 또 다른 식당으로 가봤습니다.
하루가 지나 물은 다 빠졌지만 식당 안 바닥은 아직 엉망입니다.
나무로 된 마루는 물을 먹어 망가졌고, 장판은 모두 들고 일어나 못 쓰게 됐습니다.
불에 타 건물을 철거해야 했던 곳.
나무를 다 베어 냈고 쏟아지는 물을 막을 시설은 없습니다.
화재가 수해를 더 악화시키는 겁니다.
[신동훈/강원 강릉시 안현동 : 트라우마가 계속 있어서 조금만 비가와도 예전 생각이 많이 나는 것 같아요.]
이번 물난리에 주택만 196채 피해를 봤습니다.
900명 넘는 주민이 또 집을 떠났습니다.
[권애경/강원 고성군 토성면 : 윗동네에서 물이 내려오니까 폭포 같았어. 너무 무서웠어요.]
태풍은 지나갔고 이제는 복구의 시간.
재난이 반복되지만 주민들은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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