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DNA, 왕자에게 말하듯" 갑질 학부모는 교육부 직원

전동혁 2023. 8. 11. 20: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교육부의 한 5급 사무관이 초등생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보낸 편지가 논란입니다.

편지엔 '내 아이는 '왕의 DNA'를 가졌다, 왕자에게 말하듯 듣기 좋게 말해달라'고 하는 등 황당한 요구사항들이 나열돼 있었는데요.

이 사무관, 알고 보니 버젓이 자신의 직위를 드러내며 협박조로 교사에게 얘기했고, 직전에 또 다른 담임교사에 대해선 아동학대로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전동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한 초등학생의 아버지가 아이의 담임교사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하지 마, 안 돼' 같은 말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또래와 갈등이 생겼을 때 철저히 편들어주세요.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니, 왕자에게 말하듯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하라고 적어놨습니다.

'담임선생님께'라고 점잖게 시작했지만, 훈계조에 가까웠습니다.

이 학부모는 교육부 소속 5급 사무관이었습니다.

이 사무관은 자신의 소속과 직위가 표시되는공직자 메일로 이 글을 보냈습니다.

[정수경/초등교사노조 위원장] "일반 교사 입장에서는 교육부를 직접 대면하거나 이럴 일이 없거든요. 내가 교육부에 연락을 받을 일이 있나, 이렇게 자기 검열을 하시게 되죠."

그런데 이 사무관은 이 편지와 함께 자신이 전임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는 문서도 같이 보냈습니다.

후임 교사를 사실상 협박한 셈입니다.

[박효천/초등교사노조 사무처장] "교육부 직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나는 담임 교체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협박했습니다."

아동학대 신고로 인해 직위 해제됐던 교사는 지난 5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올해 초 복직했습니다.

교권보호위원회는 이 사무관이 학부모로서 교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협박했다고 보고 지난 6월 '서면 사과' 등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무관은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무관이 글에 남긴 '뇌손상' '극우뇌'란 독특한 표현 때문에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위한 지침을 따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지만, 특수교사들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장은미/전국특수교사노조위원장] "사회적 규칙이나 관계에 대한 지도의 방법이 전혀 아니잖아요. 이런 건 저희의 교육 방법은 아니에요."

교육 당국은 현재 대전의 한 학교에서 행정실장으로 근무하는 해당 사무관을 직위해제하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취재: 황인석(대전) / 영상편집: 배우진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황인석(대전) / 영상편집: 배우진

전동혁 기자(dh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3534_36199.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