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장정 끝났지만‥"재앙이 된 잼버리"
[뉴스데스크]
◀ 앵커 ▶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라는 잼버리 대회.
우여곡절 끝에 12일간의 일정이 마무리됐습니다.
폭염과 태풍 탓만 하기에는, 정부와 주최 측 모두 준비가 미흡했고, 대처도 어설퍼서 비판이 이어졌죠?
결국 나라 전체가 나서서 잼버리를 치르는 꼴이 됐습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박솔잎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1년 전부터 불안했습니다.
리허설로 치러야 할 '프레 잼버리'도 돌연 취소했지만, 정부는 호언장담했습니다.
[김현숙/여성가족부장관 (지난해 10월 25일 국정감사)] "<폭염이나 폭우 대책, 정말 점검하셔야 하고> 지금 저희가 태풍, 폭염 대책도 다 세워놓아서…."
'그래도 설마'하며 잼버리는 시작됐습니다.
지난 6년간 1천억 원 넘게 쏟아부어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지난달 29일)] "이번 잼버리 행사가 아무런 사고 없이 잘 진행 될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해왔고 그렇게 잘 마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실상은 참담했습니다.
큰비가 지나간 뒤 곳곳에 웅덩이가 패이고 벌레가 들끓었습니다.
혹독한 폭염에 첫날부터 온열환자가 100명 넘게 나왔습니다.
[라일라/이집트 대원 (지난 4일)] "얼음 아직 못 받았고, 우리 수돗물 마시고 있어요."
그렇다고 간척지 무른 땅, 폭염만 탓할 수도 없었습니다.
수준 이하의 더러운 화장실, 가림막 하나뿐인 부실한 샤워장은 기본마저 놓아버린 증거였습니다.
참다 못한 미국과 영국, 싱가폴 대원들은 조기 철수했습니다.
[맷 하이드/영국 스카우트연맹 대표 (지난 8일, BBC)] "머물기 안전한 환경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철수 결정을 내릴 때 지난 2년간 이곳에 오고자 돈을 모았던 어린 대원들에게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결국 4만여 명의 잼버리 대원들은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명분은 태풍이었습니다.
잼버리의 취지가 무색해진 순간입니다.
[리빅 닐번/모리셔스 스카우트 협회 관계자 (지난 9일)] "원래 캠프에 있어야 하는데, 우린 지금 여기있지 않나. 예상했던 일이 아닙니다."
이들의 숙소를 구하러 전국 지자체들이 뛰어다녔고, 기업과 기관마다 앞다퉈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긴급 재난과 재해 상황도 아닌데, 다급히 국가의 역량이 대거 투입된 겁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 '적신호를 무시하고 잼버리를 강행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캠프를 떠날 때는 이미 지옥이었다'
[영국 BBC] '일생일대의 여행이 재앙으로 변했다'
해외에서도 혀를 찼습니다.
새만금 개발에 기대어 무리하게 국제 이벤트를 끌어댄 건 아닌지 조직위가 허투루 예산을 낭비해온 건 아닌지 대회는 가까스로 수습했지만, 정치권에선 이제부터 책임을 물을 태세입니다.
MBC뉴스 박솔잎입니다.
영상편집: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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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남은주
박솔잎 기자(soliping_@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3533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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