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야영 대신 '관광' 잼버리‥정말 태풍 때문이었나?

이준범 2023. 8. 1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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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새만금 잼버리는 대회 초부터 부실 운영 논란에 시달리다, 결국 일주일 만에 태풍을 이유로 대회장 조기 철수 결정이 내려졌죠.

당시 정부는 행사 중단이 아니라, 장소가 더 넓어진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김현숙/여성가족부 장관 (지난 8일)] "새만금 잼버리는 더이상 새만금에서 이뤄지지 않지만, 대한민국 전역에서 잼버리가 여전히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체험과 모험, 교류라는 잼버리 취지를 살린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는데요.

해당 일정이 과연 잼버리 취지에 맞게 운영된 건지, 팩트체크 <알고보니>에서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갑작스런 철수 결정으로 졸지에 대원들을 떠맡게 된 지자체들은 하루만에 부랴부랴 프로그램을 마련하느라 진땀을 흘렸습니다.

급히 준비하다 보니 일부 체험이 있기는 했지만 주로 견학이나 관람 같은 단순 방문 일정으로 채워졌는데요.

일정이 공개되자, 이건 잼버리가 아니라 사실상 관광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습니다.

◀ 기자 ▶

잼버리 프로그램이 어때야 하는지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의 가이드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잼버리 프로그램은 반드시 다음을 포함해야 한다"며 9개 항목이 제시돼 있는데요.

우선 "캠프 생활 형태여야 한다"는 조건은 상당수가 2인 1실 같은 숙박시설로 옮기면서 사라졌고요.

"다양성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서로 쉽게 만나고 섞일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들은 대원들이 국가별로 뿔뿔이 흩어지면서 불가능해졌습니다.

[차오 칭 위/대만 참가자] "여기엔 다른 나라 사람들 없이 우리 대만 사람들 뿐이에요. 약간 지루할 것 같아요."

또, "청소년들이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갑자기 정해진 일정을 따르게 되면서 어렵게 됐고요.

"자연환경 속 모험을 위한 기회" 역시 도시 생활이 중심이 되면서 거의 사라졌습니다.

◀ 리포트 ▶

그나마 템플스테이나 문화 체험 행사가 있어서 종교와 개최국가 이해라는 조건은 충족했는데요.

이마저도 지역별로 프로그램 내용이 달라서 참가자별로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하싼 알리/아랍에미레이트 참가자] "솔직히 새만금이 여기보다 더 좋았어요. 저는 스카우트 활동과 캠핑,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정부는 갑작스런 태풍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인데요.

대회가 열리기 전 이미 태풍에 대한 가능성도 언급됐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김현숙/여성가족부 장관(지난달 25일)] "혹시 모르니까 태풍도 오고 그렇기 때문에 폭우가 발생해서 활동이 불가능하다면 342개로 저희가 대피소를 만들어서 5만 명 이상 수용 가능한.."

결국 잼버리의 취지에서 벗어나 급조된 프로그램들은 폭염이나 태풍 같은 자연재해보다는 '준비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알고보니, 이준범입니다.

영상편집: 안준혁 / 자료조사: 박호연, 도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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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안준혁

이준범 기자(ljoonb@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3531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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