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가려고 별렀는데…1700채 불타고 53명 참사, 대체 무슨 일이

권한울 기자(hanfence@mk.co.kr) 2023. 8. 1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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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이 불쏘시게 역할
150년 넘은 건축물 소실
바이든, 재난지역 승인
주지사 “사망자 더 늘 것”
10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라하이나에서 사흘째 이어진 산불로 1만2000명이 살던 마을의 상점, 레스토랑, 주택이 모두 불에 타고 잔해만 남아 있다. 하와이 당국은 이번 산불로 최소 53명이 사망하고 건물 1700여 채가 불에 탔다고 밝혔다. [로이터 = 연합뉴스]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8일(현지시간)부터 사흘째 이어진 산불로 최소 53명이 사망하고 건물 1700여 채가 불에 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하와이를 재난지역으로 승인하고 복구를 돕기 위한 연방 차원의 지원을 지시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사흘째 불이 확산 중인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이날까지 당국이 파악한 화재 사망자 수가 전날 36명에서 이날 53명으로 17명 늘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CNN 인터뷰에서 “1960년에 큰 파도(쓰나미)가 섬을 통과했을 때 6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사망자 수가 훨씬 많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라하이나의 약 80%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재앙적”이라면서 “하와이주 역사상 가장 큰 자연 재해일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하와이 당국이 실종자가 약 1000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말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라하이나는 마우이섬에서 산불이 덮친 주요 피해 지역 세 곳 중 하나다. 하와이 왕국의 유서 깊은 옛 수도이자 인기 관광지인 라하이나의 150년 된 반얀트리도 화재로 피해를 입었다. 1만2000명이 살던 마을의 상점, 레스토랑, 주택이 있던 자리는 연기가 자욱한 잔해만 남았다. 이 지역 대부분이 목조건물이어서 화재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그린 주지사는 “대부분 건물이 무너지고 일부는 아직도 연기가 나고 있다”면서 “일부 석조 건물만 여전히 서 있다”고 말했다. 집이 전소된 한 사진작가는 WSJ에 “불길이 토네이도처럼 치솟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번 산불은 건조한 기후와 허리케인 ‘도라’의 강풍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삽시간에 마을 전체로 번진 것으로 파악된다. WSJ는 “당국은 마우이 산불의 원인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시속 60마일의 강풍으로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전까지는 심각해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지역 주민은 “불과 두 세 시간 만에 마을 대부분이 사라졌다”고 말고 다른 주민은 “아비규환이었다. 불길이 쏟아져 내리는 것 같았다”며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불길을 피해 물속으로 뛰어내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해안 경비대는 바다에서 14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1만1000명은 여전히 정전 상태로 지내고 있다. 마우이섬 카훌루이 공항에는 여행객 1400명이 밤새 머물다 이날 오전 비행기를 타고 섬을 빠져나갔다.

이번 화재는 마우이의 관광 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아큐웨더는 이번 산불로 하와이에 80억~1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산불은 지난 8일 오전 0시 22분께 마우이섬 중부 쿨라 지역에서 처음 신고됐고, 이어 오전 6시 37분쯤 서부 해변 마을 라하이나 인근에서 또다른 산불이 신고됐다. 라하이나에서 발생한 불은 한때 진압됐다가 허리케인이 몰고 온 강풍을 타고 오후에 다시 살아나 마을을 덮쳤다. 중부 쿨라 지역 인근 서쪽 해안인 키헤이 지역에서도 추가로 산불이 발생해 마우이섬에서 모두 세 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키헤이 지역의 화재 진압률은 70% 정도다.

한편 바이든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임시 주거시설 제공, 파괴된 주택 수리 지원, 피해 복구를 위한 저금리 융자 제공 등 필요한 지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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