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이승준 "이태호 활약 자극제 됐죠"
[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유종의 미'를 거뒀다.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11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주최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조별리그 최종전 한국전력과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1(25-20 18-25 25-22 25-22)로 이겼다.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은 이날 경기 결과를 떠나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김 빠진 승부가 예상됐지만 그러지 않았다. 이번 컵대회 최종전이었지만 두 팀 선수들 모두 코트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대회에서 주 포지션인 아웃사이드 히터가 아닌 아포짓으로 뛴 이승준이 제 몫을 했다. 그는 팀내 가장 많은 28점을 올리며 현대캐피탈 승리 주역이 됐다.
이날 컵대회와 V리그를 포함해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종전 18점)을 경신했다. 이승준은 한국전력전이 끝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개인 최다 점수를 기록한지 몰랐다"며 "경기 후 수훈선수 중계방송 인터뷰를 할 때 알게됐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포지션 차이가 있었다"면서 "중, 고교 시절에도 단 한 번도 아포짓에서 뛴 적이 없었고 오른손 잡이다 보니 세터가 보내는 패스(토스)가 올라오는 위치를 파악하는게 쉽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컵대회에서 외국인선수 이크바이리(리비아)를 비롯해 차이 페이창 그리고 대표팀에 소집된 허수봉이 뛰지 않아 아포짓으로 나설 선수 자원이 부족했다. 이런 상황이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높이를 갖춘 이승준을 아포짓으로 돌렸다.
임시 방편이지만 이승준은 그래도 임무를 다했다. 최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이승준을 배려했다.
이승준은 "아포짓 자리가 어색하다보니 최 감독님도 '네트에 떨어지거나 붙는 공은 상대 블로킹을 보고 그냥 때려라'고 주문했다"며 "편하게 스윙하라고 했고 상대 블로킹 손 끝을 보고 공이 멀리 튀어 나갈 수 있게 스파이크를 하라고 했다.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승준은 한국전력전 4세트 도중 다리에 경련이 일어났으나 코트에서 계속 뛰었다. 그는 "아직 체력적으로 모자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경기 중 나타난 것 같다"며 "V리그 정규시즌 개막까지 체력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 감독도 이승준에 대해 "경련이 있어 교체를 생각했는데 (이)승준이가 끝까지 뛰겠다고 했다"며 "잘 버텨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승준은 군 전역 후 피로골절 등 부상으로 훈련 시간이 팀 동료들과 견줘 모자랐다.
최 감독은 "(이승준이)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건 이제 2주 정도 됐다"고 했다. 이승준도 "부상 때문에 제대로 훈련을 못한 게 너무 아쉽다"며 "이제 조금씩 끌어올리는 단계라 잘 준비해 V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이승준의 이날 활약에는 자극제가 있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함께 경기를 치른 한국전력 장신 아포짓 이태호다.
이태호는 이날 두 팀 최다인 31점을 올렸다. 그도 컵대회와 V리그 포함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을 새로 썼다. 이승준은 "(이)태호와 고교 시절부터 친한 친구였고 군대도 같이 근무(두 선수는 국군체육부대에서 복무한 뒤 전역했다)했다"며 "오늘(11일) 경기에서 자극제가 된 부분이 있다"고 웃었다.
최 감독은 "준비를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도 "변명이 되겠지만 선수들이 다 모이지 못한 가운데 컵대회 일정에 들어갔다"고 얘기했다. 현대캐피탈은 최 감독 언급처럼 오프시즌 들어 부상 선수를 떠나 남자배구대표팀, 유니버시아드대표팀 등 각급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가 많았다.
최 감독은 "조별리그 첫 번째와 두 번째 경기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코트 안에서 보였는데 그래도 마지막 경기에선 선수들이 이기려는 마음이 강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1승 2패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3패로 대회 일정을 마무리한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이번 대회는 지난 시즌 V리그에서 출전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선수들 위주로 준비했다"며 "그런데 첫 경기에서부터 부상자가 나와 안타깝다"고 말했다.
권 감독은 "조별리그만 뛰고 떠나는데 선수들도 많이 느낀게 있다고 본다. 다가올 시즌 준비에 좀 더 집중하겠다"고 컵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구미=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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