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야!ONE] 북한 주민이 봉준호 기생충 반지하 장면에서 부러운 것?

김우성 2023. 8. 1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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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음 프로젝트 이거야!원(ONE)]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20, 23:20)

■ 방송일 : 2023년 8월 12일 (토요일)

■ 진행 : 김우성 앵커

■ 대담 : 박유성 영화감독

[이거야!ONE] 북한 주민이 봉준호 기생충 반지하 장면에서 부러운 것?

- 북한에서 '엽기적인 그녀' 인기가 많았어...드라마가 더 인기

- 남북이 모두 사랑하는 영화, 드라마 장르는 '사극' 그 이유...

- 처벌 근거 없다가 생겼지만... 아는 사람끼리 신고는...?

- 북한도 김정일 시대 이후에 다양한 장르 영화 많아

- '메콩강엔 악어가 산다'영화 찍을 땐 스릴러. 지금 인생은 '드라마'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김우성 앵커(이하 김우성)> 여러 영화 그리고 뉴스 소리들 들려드렸습니다. 오프닝에서도 그렇지만 영화의 한 장면 귀로 들으니 눈앞에 그 장면이 그려지시는 것 같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제목만 들어도 알 법한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고지전>, <태극기 휘날리며> 이런 영화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바로 그 영화 속에서 남과 북의 관계가 잘 녹아있다는 겁니다. 정치, 경제와 다릅니다. 가장 사랑받는 예술, 문화가 바로 영화인데요. 이념을 초월해서 누구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아주 유연한 장르이기도 합니다. 분단 이후에 남과 북도 함께 영화를 만들려는 시도는 계속해 왔습니다. 어쩌면 영화라는 공간, 영화라는 비무장지대가 넓어지면 그게 바로 남과 북이 함께할 수 있는 공존의 장소가 되지 않을까요? 그 영화에서는 남과 북이 주인공인 영화에서는 장르가 가족 드라마나 코미디였으면 좋겠습니다. 남북이 함께 사랑한 문화 키워드 열리지, 오늘의 주제는 바로 '영화'입니다. 이 시간 함께해 주실 분 영화감독 박유성 씨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유성 영화감독(이하 박유성)>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방송 보시는 분들이 '어? 저분이 왜 영화감독으로 나오지?' 이럴 것 같아요. 이건 본인이 직접 소개해주셔야 돼요.

◆ 박유성> 많은 분들이 제가 유튜버인 줄 알고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상 저는 이제 영화를 대학교에서 전공한 영화감독은 아니지만 영화학도입니다.

◇ 김우성> 영화학도라고 또 스스로 낮추셨지만 사실 개봉한 영화가 있습니다. 제목은 끌리는 제목이었어요.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

◆ 박유성> 많은 분들은 동물원 영화인 줄 알고 있죠.

◇ 김우성> 메콩강과 악어라는 게 감독이 누군지 알면 굉장히 기대가 되는 영화입니다. 저희가 잠시 후에 영화 얘기는 할 것 같고요. 영화를 전공하고 또 실제 제작까지 하셨어요. 그 이유도 사실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영화감독 해야겠다. 영어 공부해야겠다 하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서요.

◆ 박유성> 이제 제가 북한에 있을 때 남한 드라마, 영화들을 많이 접했거든요. 그리고 이제 한국에 와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라는 자유가 있더라고요.

◇ 김우성> 그렇죠. 아무래도 북과 남이 다르죠.

◆ 박유성> 다르잖아요. 북에는 내가 선택하고 좋아하는 일을 못하는데 한국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예전에 영화, 드라마를 봤던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 그거에 관련된 일을 너무 해보고 싶다. 그래서 정말 무진장 그냥 찾아보고 정보도 없이 들이밀었죠. 그러다가 이제 평양에 가서 4.26 영화 촬영소나 아니면 영화 공부를 할 수 있는 대학교에 가야 되는데 거기 갈 수 있는 거는 정말 어렵죠.

◇ 김우성> 맞습니다. 솔직히 이 방송 많이 들으신 분들은 알 텐데요. 평양에서 살 수 있는 것조차도 사실은 굉장히 여러 특권들이다. 이런 표현들이 있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부분인데. 그러면 영화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데 저희가 박유성 감독을 스튜디오에 모신 이유 앞서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 제목으로는 뭐랄까요. 약간 <쥬만지> 같고, 어드벤처가 펼쳐질 것 같고, 자연 가득한 모험 같은데 자연, 모험, 어드벤처 다 있습니다. 그런데 왠지 영화를 들어보면 좀 쓸쓸해지는 느낌이 있거든요. 저희 청취자분들께 영화 잠시 들려드리고 갈게요.

◆ 박유성> 제가 박유성 감독께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 되겠습니다.

◇ 김우성> 사과를 받아야 될 것 같아요. 제가 지금 1시간이 넘는 영화를 지금 30초 만에 본 것 같아요. 1분 10초 들려드렸는데요.

◆ 박유성> 감사합니다.

◇ 김우성> 왜냐하면 제가 스포를 해버렸습니다. 여러분, 메콩강에는 악어가 살지 않습니다.

◆ 박유성> 많은 탈북민들이 이제 제3국을 걸쳐서 탈북을 하거든요. 그런데 탈북을 하는 과정 속에서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어요. 그중에서 굉장히 제일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곳이 메콩강이었어요. 이제 거기를 지나다 보면 악어도 있고, 빠져 죽는 사람도 있고, 여러 가지 이제 유언비어가 터지다 보니까 탈북할 때 마음을 계속 졸이다가 거기 가서는 정말 클라이맥스에 도달하거든요.

◇ 김우성> 가장 긴장되고 내가 무사히 탈출해서 갈 수 있을까라고 하는데 정말 말 그대로 영화로 치면 끝판 대장이 나오는 거죠.

◆ 박유성> 그렇죠. 이제 거기가 이제 터지는 곳인데.

◇ 김우성> 악어라니요.

◆ 박유성> 악어한테 물려서, 지금까지 한 5천km가 되거든요. 거기를 무사히 왔는데 내가 악어한테 물리거나 공격을 받아서, 목적지가 또 앞에 보여요. 태국이라는 저기만 가면 되는데 그 앞에 엄청난 장벽이 도사리고 있는 거죠.

◇ 김우성> <메콩강의 악어가 산다> 사실은 우리 박유성 감독이 공개를 했습니다. 극장에 걸려 있지는 않은데요.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서 보실 수 있고 약간 울컥하는 장면들도 많이 있습니다. 왜 그런 얘기를 하냐면 이게 그냥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한 사람이 실제 겪은 이야기를 다시 찾아가서 그 과정을, 그래서 밀림을 걷다가 함께 동행한 한국분들이 계시잖아요. 여성분들이 "밤에 여길 어떻게 걸어?" 이런 장면들도 있는데. 아주 그거를 함축적으로 메콩강과 악어라는 의미로 얘기를 했습니다. 결국은 이렇게 영화를 제작하고 나서의 나는 좀 달라진 점이 있나요?

◆ 박유성> 사실 많은 분들에게 좀 탈북에 관한 것들을 보여주고 또 이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이 사람들이 자유를 찾아서 온다라는 내용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악어라는 이 어떤 공포의 대상이 사실 탈북민들한테만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우리 사회에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한테 다 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 김우성> 일종의 넘어서지 못할 공포로서의 악어라는 상징이 있는 것이군요.

◆ 박유성> 악어라는 상징이 있고 그게 내가 보지 못하고 확인은 못했지만 어디서 들려오거나 누가 만들어낸 이야기로 나는 그것이 있다라고 그냥 허황되게 믿고 우리 삶을 살아가는 것이죠. 마냥 탈북민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 사회에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한테 해당되는 이야기다라는 그런 생각을 좀 하게 됐죠.

◇ 김우성> 여러분들 어떻습니까? 박유성 감독의 영화, 기대되나요? 저희 집에, 경기도 일산에 악어가 삽니다. 저도 극복해야 될 공포와 어려움이 있는데요. 어떻게 먹여살리나, 극복해보도록 하겠고요. 방금 말씀하셨어요. 북에서도 한국 영화, 드라마 많이 봤다. 예전에 오셨을 때는 배추도사 무도사 보면서 컸다. 이런 말씀도 하셨는데 기억나는 거 몇 개 좀 얘기해 주세요. 좀 인기가 많았거나 또래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돌았거나,

◆ 박유성> 일단은 영화 중에서는 그 당시에 나왔던 <엽기적인 그녀>.

◇ 김우성> <엽기적인 그녀>요? 굉장히 시기도 그렇게 멀지 않네요.

◆ 박유성> 멀지 않은 시기에 2천년대 초반에 나왔던 <라이터를 켜라> 이런 영화들. 그런 코미디스러우면서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들, 그런 것들을 저는 많이 보고 자랐고. 주로 북한에는 영화보다는 드라마가 인기가 좀 더 많아요. 왜냐하면 시간도 길게 가고 사람들이 할 게 없으니까 영화를 금방 보고 끝나잖아요.

◇ 김우성> 한 번이면 끝나니까.

◆ 박유성> 드라마는 10부, 20부, 30부까지 가니까 사람들이 이제 그걸 계속 보는 거죠.

◇ 김우성> 드라마는 어떤 드라마요?

◆ 박유성> 드라마는 그 연도별로 쫙 나오는 게 다 있는데요. 일단 제가 처음에 시작했던 드라마는 <보디가드>라는 드라마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 김우성> 네, 기억은 잘 안 납니다.

◆ 박유성> 우리 차승원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가 있어요. 그것부터 시작을 해서 <낭랑 18세>, <올인>, <파리의 여인>, <천국의 계단>, <발리에서 생긴 일> 다 봤습니다.

◇ 김우성> 우리보다 더 많이 본 것 같아요?

◆ 박유성> 한국에서 나서 자란 사람들보다 북한에서 드라마를 더 많이 봐요.

◇ 김우성> <보디가드>가 차승원 씨 유행어 '띵동' 그게 아니었나요?

◆ 박유성> 그거는 아니죠. 그건 <최고의 사랑>이라는 드라마고요.

◇ 김우성> 죄송합니다.

◆ 박유성> 훨씬 예전입니다.

◇ 김우성> 제가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사람 같습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아까 저희가 하태경 의원 목소리도 잠깐 나왔습니다만 "'오빠'라는 표현 쓰지 마. '여성 동무'라고 해"라고 하는 것처럼 그러면 이거 보는 것 자체도 사실 몰래 봐야 되는 거죠?

◆ 박유성> 그렇죠. 2천년대 초반부터 한국 드라마가 북한을 휩쓸다가 보니까 많은 젊은 친구들이 나오는 유행이라든지 말투 이런 거에 그냥 젖어들었어요. 나도 모르게.

◇ 김우성> 그렇죠. 문화가 그렇죠.

◆ 박유성> 이제 북한은 법을 제정할 때 한류를 막을 법을 제정을 안 했어요.

◇ 김우성> 처벌 근거가 처음에는 없었네요?

◆ 박유성> 전혀 없었어요. 이거는 그냥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였던 거죠. 그러다가 북한이 2017년, 2018년 이때 한류 3법해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그 법 안에 들어가면 "오빠"라고 부르면 안 되고.

◇ 김우성> 그래서 사실상 대한민국에서 만든 콘텐츠를 막기 위한 법적 근거를 세웠네요.

◆ 박유성> 그래서 법을 제정을 하다 보니까 이제 북한에서 그 법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언행을 했을 때는 이제 처벌한다.

◇ 김우성> 영화, 드라마 보다 보면 유행어 따라하고 싶잖아요?

◆ 박유성> 많이 따라하죠.

◇ 김우성> 마동석 씨 요즘 제일 핫한 분인데 "위험해. 네가 위험해." 이런 거 따라하고 싶잖아요.

◆ 박유성> 그렇죠. "어떻게 왔어?", "버스 타고 왔어." 이런 거 해보고 싶죠.

◇ 김우성> 그런데 거기서 그거 흉내내면 위험하게 되는 거잖아요. 법이 이제 제정돼서요.

◆ 박유성> 법이 제정돼서 이제 좀 위험하죠. 그런데 유행도 너도 알고 나도 알아야 이게 재미있고 통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내가 "싱글이니?", "나 싱글이야." 이게 이 친구도 알고 나도 안다라는 내용이에요. 암묵적으로. 그럼 친구들끼리 이 얘기를 했을 때 서로가 알고 서로가 법을 어겼기 때문에 누굴 신고하고 이럴 수가 없어요. 이거에 해당돼서 모든 청년들을 잡아들이면 북한에 청년이 없어요.

◇ 김우성> 정말 동독과 서독의 과정도 보면요. 먼저 서독의 텔레비전 프로그램들이 동독으로 넘어가고 이런 과정들이 있습니다. 뭔가 그런 기시감도 느껴지는데, 반면에 우리가 만든 영화, 드라마에서 북한을 소재로 한 것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거 많은 분들이 지적하세요. 아까 현빈 배우의 말이 나오는데 정말 말투가 그럴까? 그리고 박유성 감독의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도 약간 북에 있었던 사투리 같은 느낌이 나오는데. 한국 영화에서 쓰는 북한 말, 제대로 되어 있습니까?

◆ 박유성> 말은 최대한 따라가려고 하는데 저는 하나 고쳐야 될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굴이 너무 잘생겼습니다. 다들 북한 남자로 나오는 배우들이.

◇ 김우성> 영화는 악당도 잘생겼어요.

◆ 박유성> 너무 잘생겼어요. 그리고 또 남한 형사, 유해진 씨. 못 생겼다는 건 아니지만 매력 있으시지만 남한을 또 그렇게 표현을 하고 북한을 너무 잘생기게 표현을 하니까.

◇ 김우성> 생각해보니까 좀 억울하네요.

◆ 박유성> 괴리감이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너는 북한에서 왔는데 왜 그렇게 생겼냐? 이렇게 저한테 직접 얘기하시는 짓궂은 분들이 있어요.

◇ 김우성> 이 방송을 유튜브로 보시는 분도 박유성 감독과 김우성 PD의 얼굴을 놓고서 왼쪽 계신 분이 오셨나?

◆ 박유성> YTN에 대해서 운영하고 있는 <공조>입니다.

◇ 김우성> YTN <공조> 이거야 원!, 열리지. 오늘 영화 편 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약간 너무 고정된 느낌처럼, 좀 사실적인 것도 좋은데 너무 영화처럼 미화되다 보니까요.

◆ 박유성> 그런 것들이 너무 많고요. 그리고 억양 같은 거는 이제 어떻게 보면 영화 언어라고 또 따로 있지 않습니까? 일부러 티나게, 그래서 사실 평안도 사투리를 우리가 이제 일반적으로 남한 분들이 들으면요. 한 50%는 못 알아들어요. 저도 북한에서 함경도 지방에서 평안도 사람을 만나잖아요. 한 70%밖에 못 알아들어요.

◇ 김우성> 우리랑 제주도 사람 만나는 거 비슷한 거네요.

◆ 박유성> 네, 그리고 북한은 이제 지역 간의 이동이 굉장히 많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아직까지요. 그래서 말이라든지, 문화라든지, 유행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지역마다 완전히 달라요. 김일성 때는 북한의 영화들이 대부분 혁명 역사, 그래서 항일투쟁 때 싸우던 얘기들. 일제 강점기 얘기. 이런 얘기들이 많은데 김정일 위원장이 영화를 만들면서 좀 다양성을 많이 부여를 했어요. 그래서 사극도 많이 나오고 드라마 그리고 로맨틱코미디 그리고 단막극이라고 되게 짧은 것들 있잖아요. 시트콤이죠. 그런 것들도 만들고 좀 다양화가 돼버렸어요. 당시에.

◇ 김우성> 그렇게 북한에서 만드는 영화, 북한 주민들은 좀 좋아하나요?

◆ 박유성> 북한 주민들이 좋아하는 영화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중에서 많이 좋아하는 게 사극입니다.

◇ 김우성> 이거는 남북 공통이네요. 우리도 사극이 사실 인기가 많잖아요.

◆ 박유성> 그래요? 그런데 사실 북한에서 사극을 좋아하는 이유가 따로 있어요.

◇ 김우성> 뭔가요?

◆ 박유성> 현대극들은 꼭 사상적인 내용들이 들어갑니다. 마지막이나.

◇ 김우성> 검열이 있군요.

◆ 박유성> 그렇죠. 아버지, 어머니, 위대한 수령님. 이런 식으로 좀 사상적인 내용들이 들어가는데 사극에는 넣을 수가 없잖아요. 그 시간대가 있으니까. 그래서 임꺽정, 홍길동 이런 영화들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스토리에 굉장히 충실해서 가죠.

◇ 김우성> 그냥 영웅 스토리를 따라가면 되는 거니까요.

◆ 박유성>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특별히 좋아하는 게 이제 북한에서는 사극.

◇ 김우성> 그러면 봉준호 감독이 사실은 <기생충>이라는 영화로 전 세계를 석권했잖아요. 뭔가 틀어줄 만할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번 틀어줄ᄁᆞ요?

◆ 박유성> 사실 봉준호 감독이 어디 가서 대상을 받고 세계인이 인정한다고 해도 북한은 그걸 인정을 안 할 거예요.

◇ 김우성> 저는 오히려 기생충에 보면 약간 빈익빈 부익부가 극심하게 나오잖아요. 약간 체제 선전용으로 '이거 봐라 물난리 난다.' 이렇게 틀려나? 약간 상상을 해봤습니다.

◆ 박유성> 근데 또 저는 북한 주민들이 그 내용만 보지 않습니다. 저렇게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도 변기가 있네? 이런 거에 집중을 해요.

◇ 김우성> 이거 몰랐던 부분이네요.

◆ 박유성> 저렇게 사는 사람들이 변기가 있고 저 집에 냉장고가 있어?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포커스가 맞춰지기 때문에 북한에 그런 것들을 다 드러낼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한 번에 보여줄 수가 없어요.

◇ 김우성> 왜 사극을 장려하고 사극이 인기가 있었는지도 지금 이 장면에서도 이해가 됩니다. 수많은 그 영화 배경과 요소가 되는 장면들 속에서도 국민들은 날카롭게 다 캐치해내는 거죠. 정말 이런 얘기 해보니까요. 지금도 남과 북이 갈라져 있고 함께 영화를 제작하는 기회조차도 없는 상황인데, 영화감독 박유성의 데뷔작이 인기를 끌어서 인정을 받았습니다. 내가 '정부에서 지원해줘서 남과 북 합작 영화를 만들 건데 공동 감독으로 들어가시오'라고 하면 이런 영화 한 편 만들면 좋겠다. 그런 것 있을까요?

◆ 박유성> 생각만 해도 지금 너무 설레네요. 너무 좋다.

◇ 김우성> 멋진 영화인이시네요.

◆ 박유성> 저는 남북이 제일 가슴 아픈 시간을 겪고 있는 게 이산가족이라고 생각해요.

◇ 김우성> 그럼요. 가족 문제, 정말 인간 본성에 대한 문제잖아요.

◆ 박유성> 가족을 못 보고 그리고 친구, 형제자매를 못 보는 그 아픔이 얼마나 큽니까? 그리고 그거에 관련된 영화들이 또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인기를 끌었지 않습니까? <국제시장> 같은 영화, 저는 남북이 영화를 공동으로 제작한다고 하면 사실에 기초한 이산가족의 만남을 그린 영화들을 좀 만들고 싶어요. 곧 있으면 그 탈북민들이 곧 이산가족이 되거든요. 이게 10년, 20년이 더 길어지면요. 한국전쟁 때 헤어졌던 분들은 이제 많이 고령화가 되고 돌아가신 분들도 있고요.

◇ 김우성> 맞습니다. 생존하신 분들이 잘 없어요.

◆ 박유성> 그렇죠. 그런데 우리 같은 경우에는 3만 6천여 명들이 왔고 가족이 북한에 남아 있으면 그 사람들이 곧 또 이산가족이 되거든요.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그런 영화를 꼭 만들고 싶네요.

◇ 김우성> 가족의 이야기라는 건 전 세계 보편입니다. 그런데 이 한반도에서의 가족 이야기는 정말 대단한 드라마를 품고 있을 것 같고요. 이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영화감독 박유성을 영화에 비유하자면 이런 영화다. 이런 장르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 박유성> 저는 이제 태어나서 이제 5,600km를 걷고 돌아서 대한민국에 와서 또 여기서 새로운 터전에서 자리를 잡고 사는 걸 보면 저는 드라마인 것 같아요. 제 삶은 드라마.

◇ 김우성> 맞습니다. 기승전결, 희노애락이 다 녹아 있는, 처음에는 좀 스릴러였지만 거기서 또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감동이 있죠.

◆ 박유성> 사실 초반에 들어가기 전에 뭐냐고 물어보셔서 저는 서스펜스 스릴러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었는데.

◇ 김우성> <메콩강에 악어를 산다>를 보면 이건 정말 모험 스릴러예요.

◆ 박유성> 그렇죠. 그런데 그 부분만은 사실 그렇지만 인생을 통틀어 놓고 봤을 때 희노애락이 있고 지금 굉장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서 전 드라마, 해피엔딩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우성> 해피엔딩의 드라마가 내 인생인 것 같다. 저는 이런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까요. 따뜻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분들이 기대하실 텐데요. 남과 북 영화라는 독특한 비무장지대에서 언젠가 감독 박유성, 이런 이름이 올라갈까요? 그때 저도 인터뷰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박유성> 제가 많이 커지면요. 그건 또 장담 못합니다.

◇ 김우성> 유명해지면 "누구시더라?" 이러시면 "YTN 라디오 <공조> 있지 않습니까?"라고 제가 하겠습니다.알겠습니다. 오늘은 영화감독, 또 영화 전공자, 영화 덕후 박유성 씨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유성> 네, 고맙습니다.

김우성(wskim@ytnradio.kr)

YTN 김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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