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했다”…최초의 ‘여행하는 잼버리’ [2023 잼버리 폐영식]

2023. 8. 1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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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12일간의 잼버리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폐영식
“여행하는 잼버리는 이번이 처음”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과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가 열린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대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했어요.”

폭염과 싸우다 ‘서울 체험’과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로 마무리되는 잼버리 일정에 독일에서 온 미르헬 대원은 이렇게 말했다.

말도 많도 탈도 많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11일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폐영식을 갖고 12일 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폐영식을 위해 전국 8개 시도로 흩어진 4만 명의 대원들이 모이는 만큼 정부와 조직위원회에선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기장 인근으로 300여명의 경찰을 배치, 교통을 통제했다. 각국 대원들은 1000여대의 버스를 나눠 타고 상암에 도착, 오후 2~5시까지 순차적으로 행사장에 입장했다. 그럼에도 워낙 많은 인파가 모인 탓에 폐영식 시작 이후에도 대원들이 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

태풍 '카눈'이 전북을 지난 하루 뒤인 11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린 부안군 잼버리장 숙영지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연합]

폐영식은 2023 잼버리 활동 하이라이트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스카우트 선서를 한 뒤, 차기 개최국인 폴란드에 연맹기를 전달하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이번 잼버리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폐영식 참석을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입장하던 길에 만난 미르헬 대원은 “야영지에선 너무 더워 견디기가 힘들었고, 독일 대원들 중 다수는 병원에 하루를 보내야 했다”며 “조기 철수 이후 서울에서 다양한 문화 체험을 했는데 재미있었지만 아쉬움도 컸다”고 말했다.

새만금에서 조기 퇴영해 뿔뿔이 흩어진 잼버리 대원들은 서울 시내의 주요 박물관, 공연장을 방문하며 문화 체험을 했고, 뮤지컬 ‘태권, 날아올라’ 관람을 비롯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DJ 파티를 즐겼다. 미르헬 대원은 그러나 “잼버리에선 전 세계 대원들이 만나 뱃지도 교환하고 서로의 징표도 나누며 우정을 쌓는다. 스카우트 정신을 충분히 이어가지 못했고, 다른 나라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 속상했다”고 말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과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가 열린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대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쉽지 않은 여정이었기에 대원들에겐 더욱 값진 시간이었다. 아흐메드 알헨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은 이날 폐영식에서 “지난 며칠 많은 일이 있었고,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우리는 이 모든 도전에 직면해 이겨냈고, 강한 정신력과 결단력으로 서로를 돌보며 하나가 됐다”며 “그 어떤 여정에서도 이렇게 많은 도전과 극한의 기상 환경을 맞은 적이 없다. ‘여행하는 잼버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도전에 맞서 창의력과 회복력을 보여준 이 경험은 더욱 값지다. 우리는 되돌아왔고, 잼버리는 재결합했다”며 “다시 한 번 입증된 것은 만약 누군가 이 어려운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스카우트라는 점이다”라고 말해 폐영식에 모인 4만 대원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에서 한국 대원들이 차기 개최국 폴란드 대원에게 연맹기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

잼버리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의 사전 준비는 철저했다. 폐영식 이후 무려 19개 팀이 출연하는 ‘K-팝 슈퍼 라이브’ 공연까지 열리는 만큼 스카우트 대원, 스태프 등에게 유형별 비표를 발급하고, 각 출입 포인트마다 출입관리요원을 배치하는 등 공연장 내 출입 관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새만금 야영장에서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안전 관리에도 신경썼다. 탈수·탈진 예방을 위해 수분 섭취 공간도 마련했고, 복지부와 서울시는 10명의 의료진이 머무는 ‘현장응급의료소’ 4개소를 설치했다.

저녁 식사도 다양하게 준비됐다. 폐영식과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 중간 쉬는 시간을 이용해, 일반식(3만5000 개), 비건식(5000 개), 할랄식(7000 개) 등으로 준비했다. 음식 변질 우려가 없는 식품 위주로 꾸러미 형식으로 제공하며, 행사장 내 지정된 장소에서 인솔자 등을 통해 지급했다.

폐영사를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회 기간 내내 기후변화로 인한 유례없는 폭염과 태풍 등으로 스카우트 대원들이 어려움을 겪은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자원봉사자, 의료진, 군·경·소방 등 공무원 및 종교계 등 국민의 행사에 대한 성원에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힘겨운 여정이었으나, 폐영식으로 향하고 K-팝 슈퍼 라이브를 기다리는 대원들의 표정은 밝았다. 오가며 만난 대원들은 기자에게 먼저 “안녕”이라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가 하면, 지친 기색도 없이 큰 소리로 환호하며 공연을 기다렸다. 미국에서 온 아드리안 대원은 “고난이 많았지만 긍정의 힘으로 이겨내고 서로 협력해 이끄는 것이 스카우트 정신”이라며 “좋은 추억이 많이 남을 잼버리였다”고 돌아봤다. 대만에서 온 후진 대원은 “K-팝을 좋아해 많은 그룹의 팬인데, 오늘 공연에서 내가 좋아하는 그룹들이 나와 너무나 기대가 된다”며 “NCT드림과 뉴진스 무대가 제일 기대된다”며 환히 웃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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