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누적적자 47조 넘어···자금조달도 막힐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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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올해 상반기에도 끝내 적자의 수렁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뼈를 깎는 자구 노력과 전기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영업손실 폭을 대폭 줄였지만 결국 연간 영업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11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2021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면서 이 기간 누적 적자액만 47조 5000억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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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올려 '역마진' 탈피했지만
9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적표
채권 발행한도 줄어 차입경영 막막
유가도 상승세로 전환···실적 부담
"연간 영업적자 면치 못할 듯" 전망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상반기에도 끝내 적자의 수렁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뼈를 깎는 자구 노력과 전기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영업손실 폭을 대폭 줄였지만 결국 연간 영업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한전은 “연말 대규모 적립금 감소와 향후 자금 조달 제한이 예상된다”면서 “재무 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 건전화 및 혁신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1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2021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면서 이 기간 누적 적자액만 47조 5000억 원에 달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2020년(4조 863억 원)을 제외한 최근 5개 연도는 2018년 -2080억 원, 2019년 -1조 2765억 원, 2021년 -5조 8464억 원, 2022년 -32조 6034억 원 등과 같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반기 성적표를 열어보니 올해도 영업흑자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한전은 올 상반기 매출이 41조 2165억 원이었으나 영업 비용이 49조 6665억 원에 이르러 8조 45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의 2023년 연간 영업손실은 3조 9955억~9조 1730억 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적자 평균값은 6조 5129억 원, 중간값은 7조 346억 원이다.
전기를 팔아 본전도 못 찾은 것은 지난해 연료 가격이 급등한 여파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국제 연료 현물 가격이 연료비로 반영되는 데는 약 2~5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 올 들어 다소 안정세를 보이던 연료비가 재상승하고 있는 것은 악재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10달러대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올해 6~7월 7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80달러로 반등했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호주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파업 이슈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가능성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호주의 LNG 수출 물량 대부분이 한국·중국·일본과 인도 등 아시아에 쏠려 있는 만큼 이들 나라가 겨울 인도분에 대한 선점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유럽 천연가스 가격을 강하게 자극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연료비 상승은 전력도매가격(SMP)을 높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한전이 발전사에서 사오는 전력의 도매가를 뜻하는 SMP는 지난해 12월 ㎾h당 267.63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1월 240.81원, 2월 253.56원, 3월 215.90원, 4월 164.86원, 5월 143.64원까지 떨어졌다가 6월 147.13원, 7월 153.52원으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어렵사리 역마진에서 벗어난 한전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이 예상되는 이유다.
한전은 누적된 적자로 인해 빚을 내 연명하는 차입 경영조차 어려울 지경에 놓였다. 결손금이 추가 반영될 경우 자본금과 적립금을 더한 금액의 5배인 한전채 발행 한도가 줄어들면서 채권 발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전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5월 발표한 25조 7000억 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안을 적기에 이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현실화, 자금 조달 리스크 해소 등을 추진하겠다”며 “혹서기 국민들의 전기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안정적 전력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유현욱 기자 abc@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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