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경제도 문화도 그림자가 없던 시절···'쿨했던' 90년대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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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는 전 세계적인 황금기였다.
인터넷도 활성화되지 않았고, 스마트폰도 없고, 종이 전화번호부를 뒤지던 불편한 시기였지만 90년대에 대한 향수는 지금 그 어느 시대보다 강력하다.
저자는 "90년대의 정서는 자기도취와 자기중심주의가 대세"였다고 선언한다.
이데올로기의 상징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며 시작된 90년대는 뉴욕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져 내리며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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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클로스터만 지음·온워드 펴냄
90년대는 전 세계적인 황금기였다. 베를린 장벽은 무너져 자유의 기치가 올랐다. 힙합과 록은 전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다. 마이클 조던은 농구를 넘어선 글로벌 아이콘이 됐고, ‘타이타닉’은 전 세계 관객들은 열광시켰다. 경제는 불황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인터넷도 활성화되지 않았고, 스마트폰도 없고, 종이 전화번호부를 뒤지던 불편한 시기였지만 90년대에 대한 향수는 지금 그 어느 시대보다 강력하다. 신간 ‘90년대’는 90년대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되살리는 데 집중한다.
저자는 “90년대의 정서는 자기도취와 자기중심주의가 대세”였다고 선언한다. 이 시대는 ‘쿨한’ 시대였다. 사람들은 남들의 인생을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않았고, 스스로 불행한 사람은 자신의 불행을 그저 체념하고 받아들였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풍요로워진 세대였지만 이들은 타인에게는 큰 관심이 없었다. 인생에 야망도 없었던 이들은 X세대가 되었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은 유명해지기 싫은 것으로 유명해졌다. 너바나의 대표곡 ‘스멜스 라이크 틴 스피릿’에 대해 커트 코베인은 “혁명이라는 생각을 조롱하고 싶었을 뿐”이라는 조소 어린 코멘트를 남겼다. 이 시대에는 뚜렷한 메시지도, 시대정신도 없었지만 살아가는 데 큰 지장도, 불만도 없었다.
이데올로기의 상징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며 시작된 90년대는 뉴욕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져 내리며 끝났다. 아날로그의 시대는 종언을 맞았다. 다시 찾아온 불황은 삶을 고달프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남들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비판과 비난, 오지랖이 늘었다. 그와 반대로 당연히 과거로의 회귀에 대한 욕구는 늘어났다. 사람들은 “90년대가 참 좋은 시절”이라고 말한다.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주인공은 과거인 1920년대를 황금 시대로 여기며 그 시대로 가고 싶어한다.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로 돌아간 그는 그 시대 사람들 역시 자신의 시대 이전의 과거를 동경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90년대도 마찬가지다. 90년대 젊은이들은 80년대와 70년대를 그리워했다. 저자는 “사람들이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마음 편하고 신경 쓸 일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현재의 삶에 치여 90년대를 다시 찾고 싶어한다. 저자는 “그때만 해도 미국은 광활하게 느껴졌고, 우리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일개 개인일 뿐이었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본다면 시간이 흐른 후, 우리도 2010년대와 2020년대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팬데믹과 온난화, 경제 불황이 몰려온 시기였지만 그래도 그 때가 좋았지”라고 말이다. 우리는 그렇게 과거를 추억하며 현재를 충실히 살아갈 원동력을 얻을 뿐이다.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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