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韓 유조선 납치 빌미였던 9.2조 돌려받는다”…한국내 석유결제 동결자금 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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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지난 2021년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유조선을 납치했던 이유가 됐던 9조 원이 넘는 한국 내 석유결제 동결자금을 돌려받게 됐다.
미국과 이란은 수감자 교환 조건으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이라크의 TBI 은행 내 자금 △유럽 내 자금 등 미국의 제재로 동결된 이란 자금을 해제하는 것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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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 자금 9.2조…호르무즈 韓 유조선 나포 빌미 돼
이란이 지난 2021년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유조선을 납치했던 이유가 됐던 9조 원이 넘는 한국 내 석유결제 동결자금을 돌려받게 됐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이란에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인 5명이 석방돼 가택연금에 들어간 것으로 이란 정부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스파이 혐의 등으로 이란 정부에 체포돼 가혹하기로 유명한 테헤란 에빈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NSC는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최종 석방을 위한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며 현재는 민감한 상태"라며 함구했다.
이란 국영 통신인 IRN도 이란 유엔대표부를 인용해 "미국 내 수감자 5명과 이란 내 수감자 5명이 맞교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수감자 교환 조건으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이라크의 TBI 은행 내 자금 △유럽 내 자금 등 미국의 제재로 동결된 이란 자금을 해제하는 것에 합의했다.
이와 관련, 중국의 신화통신은 이날 이란 외무부가 "한국 은행들이 석유 결제 대금 등 동결된 자국(이란) 자산에 대한 해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란 외무부는 성명에서 "(자국의) 자산이 미국에 의해 수년간 한국의 은행에 불법적으로 동결돼 있었다"며 "이란은 관련 의무에 대한 지속적인 약속을 미국으로부터 보증받았다"고 밝혔다. 또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수년간 미국이 불법 압류해온 수십억 달러의 이란 자산을 풀어주는 절차가 시작됐다"며 "이란은 미국으로부터 약속을 보장받았다. 미국에 불법 구금된 몇몇 이란인들의 석방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및 IBK기업은행에는 현재 이란 중앙은행 명의의 계좌에 약 70억 달러(9조2000억 원) 규모의 돈이 동결돼 있다. 이 돈은 석유 결제 대금으로 이란에 지급돼야 했지만, 이란중앙은행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면서 묶여있는 상태다. 블룸버그 통신은 동결된 이란 자금이 해제되면 이란은 이를 인도주의적 목적과 의약품에만 사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이날 멕시코 외교부 장관과 회담 뒤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어떤 경우에도 이란의 제재가 완화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란 소유의 자금은 제한된 계좌로 이체돼 인도주의적인 목적으로만 사용될 것이며, 이는 현 제재에서도 허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이란은 석유 대금 결제 등을 위해 이란 중앙은행과 우리·기업은행 간 원화 계좌를 열고 거래를 해 왔다. 그러다가 2018년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 이란을 제재명단에 올리면서 우리나라와 이란 간 대금 거래도 전면 중단됐다. 당시 국내에 동결된 이란 자금은 이란의 해외 동결자금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이후 이란은 우리 정부에 동결된 자금을 돌려달라고 계속 요구했지만, 정부는 "JCPOA 복원과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가 선행돼야만 자금 반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 때문에 2021년 1월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한국 유조선이 이란의 이슬람혁명 수비대(IRGC)에 나포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당시 나포가 인질극 아니냐는 지적에 이란 정부 대변인은 "한국 정부가 70억 달러를 볼모로 잡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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