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혁신·건설 카르텔 혁파를" 尹, 국토장관·LH사장에 지시
"무량판 사태는 파벌문화 탓"
'철근 누락' 공공아파트 5개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임원 총사퇴라는 강수를 꺼내든 만큼 조직 쇄신 수위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게 "LH 혁신과 건설 카르텔 혁파를 차질 없이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서도 LH 발주 아파트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의 원인을 건설 이권 카르텔로 지목하고 "국민 안전을 도외시한 이권 카르텔은 반드시 깨부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곪을 대로 곪은 LH의 부실 경영을 혁신하기 위해선 '해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태 이전에도 2021년 전·현직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사건 등 LH는 각종 비위나 비리가 발생할 때마다 자구안을 발표했지만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LH는 그동안 지하주차장 외에 거주동이 무량판 구조로 설계된 LH 아파트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다 최근에야 세종시에 무량복합구조(무량판식+벽식)가 적용된 주거동 단지가 있었다고 뒤늦게 인정했다. 지난 9일엔 당초 전수조사 대상에서 누락된 단지가 10곳 더 있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단순 실수'라는 이해하기 힘든 해명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LH가 존립 근거가 있느냐"는 질타도 받았다.
이한준 LH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아비판'에 버금갈 정도의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현황 파악도 제대로 집계하지 못하는 LH의 능력을 보면서 나 자신도 고뇌에 찼었다"며 "조직이 이렇게까지 망가지고, 위계도 체계도 없는 등 참담할 정도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무량판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LH 조직 내부의 '파벌 문화'를 꼽았다. LH는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합병해 출범했다.
하지만 통합 이후로도 두 파벌 간 주요 보직 나눠 먹기, 소통 부재, 직렬·직종별 칸막이가 존재했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예를 들어 건축도면을 볼 줄도 모르는 토목직이 주택구조견적단장을 맡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LH 혁신을 약속했다. LH 임원 전원에게는 사직서를 제출받았다. 자신의 거취 문제를 고심했다는 이 사장은 "사즉생의 각오로 언제든지 임명권자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히면서도 "이 AS(애프터서비스)는 반드시 수행하겠다"며 개혁 작업을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사장이 혁신의 큰 방향으로 제시한 것은 조직의 권한과 규모 축소다.
[연규욱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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