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해병사령관 "옷 벗을 각오" 의미 논란…"술한잔 하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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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항명 수괴' 혐의로 군 검찰에 입건된 박정훈 해병 대령이 해병대 수사단장 보직에서 해임되기 전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으로부터 "내가 옷 벗을 각오로 국방부에 건의하고 경찰에 이첩하는 방안도 있다"는 발언을 들었다고 11일 주장했다.
당시 김 사령관은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보낸 문자라며 "혐의자 빼고 혐의내용 빼고 죄명 빼고 수사라는 용어를 조사로 바꾸고 해라. 왜 해병대는 말하면 듣지 않는 것이냐" 등 내용을 전달했다는 게 박 대령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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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항명 수괴' 혐의로 군 검찰에 입건된 박정훈 해병 대령이 해병대 수사단장 보직에서 해임되기 전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으로부터 "내가 옷 벗을 각오로 국방부에 건의하고 경찰에 이첩하는 방안도 있다"는 발언을 들었다고 11일 주장했다. 김 사령관이 고(故) 채수근 해병 상병 사망 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건의 신속한 경찰 이첩이라는 박 대령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강행안'도 옵션으로 삼았던 적이 있는 것처럼 읽힐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는 박 대령에 대해 상부 지휘를 무시하고 사건을 무단 이첩했다는 혐의를 제기한 국방부의 입장과 결이 다르다. 하지만 해병대 측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라며 "사건의 책임을 지기 위해 옷을 벗을 각오가 있다는 의미였다"고 반박했다. 박 대령과 군의 각종 진실 공방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박 대령은 지난 1일 오전 해당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한다. 당시 김 사령관은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보낸 문자라며 "혐의자 빼고 혐의내용 빼고 죄명 빼고 수사라는 용어를 조사로 바꾸고 해라. 왜 해병대는 말하면 듣지 않는 것이냐" 등 내용을 전달했다는 게 박 대령의 주장이다. 반면 신 차관은 이동통신사에서 발급한 휴대전화 문자 내역을 기자들에게 보여주며 김 사령관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포함한 문자 송수신 기록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박 대령이 공개한 문건에는 김 사령관이 조사 보고서 내용, 경찰 이첩 여부를 두고 군 상층부와 충돌하던 박 대령에게 "술 한잔 하자"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등 발언을 했다고 적혀있다.
군 리더로서 참모진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가 의견을 경청하려 했던 자세로도 읽히지만 당시 이첩 관련 군 내부 논란에 강한 부담감을 받았다는 인상도 안길 수 있는 지점이다. 해병대에 따르면 김 사령관은 박 대령 등 간부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사건 처리 등을 의논한 사실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김 사령관은 박 대령이 보직 해임 될 때는 "지금부터 보직해임이다. 앞으로 많이 힘들거야. 잘 견디고.."라고 발언했다고 박 대령은 주장하고 있다.
다만 해병대 측은 박 대령이 공개한 문건의 내용이 양자 간 독대한 와중에 이뤄진 대화로 확인이 어려운 부분이 있고 사실이 왜곡된 내용도 포함돼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해병대 문건을 근거로 국방부의 사건 경찰 이첩 보류 배경 등에 대해 "문건을 통해 추정되는 해병대의 윗선은 국방부와 대통령실"이라며 "최근에는 국가안보실이 임 사단장을 과실치사혐의자에서 제외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군은 이같은 '윗선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해 왔다.
해병대 수사단은 지난달 19일 폭우 실종자 수색 도중 숨진 채 상병 관련 사건을 조사한 뒤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박성현 1사단 7여단장 등 지휘 라인에 있던 8명에게 과실 치사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지난 2일 경찰에 넘겼다.
지난해 군사법원법이 개정됨에 따라 군이 관련된 사망 사고는 군이 아닌 일반 수사기관이 수사를 맡게 돼 있다. 국방부는 경찰에 조사 자료가 넘어가자마자 이를 회수했고 박 대령은 해임됐다. 과실 치사 등 혐의 적시 등에 대해 법리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첩 철회를 지시했음에도 박 대령이 항명했다는 게 국방부와 해병대의 입장이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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