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상저하고' 유지···민간은 "반전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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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민간의 경기 진단이 엇갈렸다.
정부는 경기 둔화 흐름이 완화됐다고 판단한 반면 민간에서는 올 하반기도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경기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정부 전망과 부합한다.
정부도 중국 등 대외 변수가 올 하반기 경기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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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경제 심리 개선세에
정부 "둔화흐름 일부 완화" 판단
한경연은 "연내 경기회복 어렵다"
올 성장률 전망치도 1.3%로 제시
정부와 민간의 경기 진단이 엇갈렸다. 정부는 경기 둔화 흐름이 완화됐다고 판단한 반면 민간에서는 올 하반기도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11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를 통해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기재부가 올 2월 ‘경기 둔화’를 공식 언급한 후 내놨던 진단 중 가장 긍정적이다. 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경기 하방 위험이 완화되고 있다”며 경기 반등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기재부가 주목한 지표 중 하나는 수출 개선세다. 특히 효자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수출 물량이 올 5월(8.1%)과 6월(21.6%) 모두 1년 전보다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했지만 수입도 25.4% 줄며 무역수지는 16억 3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반도체 수출 물량은 올 7월에도 ‘플러스’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반적인 (경기) 흐름 자체는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제 심리 개선세도 기재부 진단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3.2로 전월 대비 2.5포인트 올랐다. 향후 경기를 가늠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올 6월 기준 98.8로 1개월 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중국이 최근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 여행을 전격 허용한 것도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정부가 ‘경기 저점론’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미 올 6월부터 경기 저점론을 시사한 바 있다. 또 KDI는 전날(10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1.5%)를 기존대로 유지하며 “올 상반기 경기 저점을 형성했다”는 진단을 내놨다. 올해 경기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정부 전망과 부합한다.
하지만 민간 부문의 평가는 다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3분기 경제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연내 경기 부진 흐름을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경연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3%로 제시했다. 금융위기(2009~2011년)와 코로나19 확산 시기(2020~2021년)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수출과 민간 소비 성장률은 각각 0.1%, 2.1%로 전망됐다.
한경연이 이런 진단을 내놓은 것은 예상보다 미미한 중국 리오프닝 효과 때문이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가 연내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이라며 “중국 경기 반등 무산으로 인한 여파가 미국 등 주요국으로 파급되면 성장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중국 등 대외 변수가 올 하반기 경기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장은 “상저하고 전망의 가장 큰 측면은 수출”이라며 “수출과 투자가 ‘하고’를 결정 지을 수 있어 결국 대외 변수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집중호우와 폭염에 따른 물가 불안도 변수다. 실제 호우 여파로 지난달 농산물 가격은 전월 대비 4.7% 올랐다. 기재부는 “폭염·호우에 따른 물가 불안에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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