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총력대응으로 동해안 인명피해 '제로'… 선제적 대응 중요성 일깨웠다

최동열 2023. 8. 1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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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은 선제적 대응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는 결과입니다." 강원 동해안이 제6호 태풍 '카눈' 통과로 최고 400㎜가 넘는 '물폭탄'을 맞고도 '인명 피해 제로'를 이끌어 낸 것은 철저한 사전 대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교훈적 사례라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재난 전문가들은 "바다와 계곡 등 수많은 관광·유원지를 끼고 있고, 산불 피해지가 곳곳에 널려있는 상황에서 순간 최대풍속 초속 25m에 최고 400㎜, 시간당 90㎜가 넘는 극한호우가 쏟아졌는데도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은 선제적 대응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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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 3단계 발령·취약지 점검 및 신속 대응체제 가동
▲ 10일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진입하며 전국이 영향권에 들어간 가운데 속초 신라예식장 일대가 침수됐다. 강영진 객원기자

“태풍에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은 선제적 대응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는 결과입니다.”

강원 동해안이 제6호 태풍 ‘카눈’ 통과로 최고 400㎜가 넘는 ‘물폭탄’을 맞고도 ‘인명 피해 제로’를 이끌어 낸 것은 철저한 사전 대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교훈적 사례라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반도 내륙을 남∼북으로 관통한 첫 태풍 ‘카눈’은 11일 새벽 1시 휴전선을 넘기까지 국내에 15시간 동안 머물며 많은 상처와 아픔을 남겼다. 주택과 도로 침수피해가 속출했고, 하천 범람으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태풍의 오른쪽 ‘위험반원’에 위치한데다 바다에서 동해안은 물폭탄이 쏟아졌다. 최종 강수량은 속초 402.8㎜, 삼척 궁촌 387㎜, 미시령 372㎜, 설악동 364.5㎜, 강릉 346.9㎜, 삼척 319.5㎜, 동해 264㎜로 각각 기록됐다. 속초에서는 10일 오후 2시 6분 부터 3시 5분까지 시간당 91.3㎜의 극한호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10일 오후 상습침수구역인 강릉 경포진안상가 주변 도로가 또 다시 침수된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관광객들을 숙소로 안전귀가 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도내 동해안에서는 하천 범람, 침수, 산사태 우려로 561가구 869명이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친인척 집 등으로 일시 대피했고, 상습 침수지 주민들이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또 동해안 6개 시·군에서 주택 23채가 침수됐고, 7번 국도 등 도로 곳곳이 물바다를 이뤄 통행이 통제됐다.

그러나 가장 걱정했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 최고 단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도와 시·군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에 들어가는 등 실시간 대응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특히 동해안에서는 최고 600㎜에 달하는 폭우가 퍼부을 것으로 예보되자 태풍 내습 전에 시·군 지자체에서 산불 피해지를 비롯한 산사태 취약지 점검 보완에 나서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대피 예비 안내활동도 전개했다.

강릉에서는 10일 낮 12시 30분 쯤 강동면 군선강 범람 우려 및 정동진천 범람으로 산성우1리와 강동면 등 인근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 문자가 전파됐다.

▲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내리고 있는 10일 국도 7호선 삼척시 근덕면 장호터널 입구부가 침수되면서, 원주국토관리청이 울진 방향 2차로 중 1차로를 부분 차단하고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원주국토관리청 제공

설악산과 오대산 등 국립공원 탐방로는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또 동해안 64개 항·포구의 어선 2580척은 2580척은 모두 속초·주문진·묵호·삼척 등 모항으로 사전 대피했고, 소형 어선 469척은 육상으로 인양했다. 피서객들로 붐비던 동해안 86개 해수욕장도 수영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방파제 등 동해안 73곳의 항만·어항 시설은 출입이 차단됐다. 강릉 ‘헌화로’ 등 바다와 붙어있는 해안관광도로들은 월파 위험을 고려, 9일 밤부터 일찌감치 차량과 보행자 출입이 전면 차단됐다.

동해해양경찰청과 산하 동해·속초해경은 지난 7일부터 이미 광역구조본부를 가동, 방파제 순찰을 강화하고, 취약지 항·포구 파출소를 중심으로 특공대 및 구조대 전진 배치 계획을 마쳤으며, 산림청과 소방서 등도 취약지 점검 및 침수 피해지역 주민 구조를 위한 신속 대응체제를 가동했다.

▲  제6호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진입한 가운데 10일 강릉시 안목 사거리(동해상사 앞)도로가 물바다가 됐다.

재난 전문가들은 “바다와 계곡 등 수많은 관광·유원지를 끼고 있고, 산불 피해지가 곳곳에 널려있는 상황에서 순간 최대풍속 초속 25m에 최고 400㎜, 시간당 90㎜가 넘는 극한호우가 쏟아졌는데도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은 선제적 대응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지역 인사들은 “지난 2019년 10월 2∼3일 밤 태풍 ‘미탁’이 통과하면서 이번 태풍 카눈 처럼 500㎜에 육박하는 폭우를 퍼부었을 때 삼척시 원덕읍 갈남2리 ‘신남마을’이 처참하게 파괴되고, 강릉시 강동면 산성우2리를 비롯 경포호수 주변 등 시내 곳곳이 만신창이 침수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이번 태풍의 대응 결과를 주목했다.이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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