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팬덤 정치에 기름만 붓고 떠난 김은경 혁신위 [사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10일 내놓은 최종 혁신안은 '혁신'이라는 단어를 붙이기 민망할 정도로 반혁신적이고 반개혁적이다. 혁신의 시계추를 뒤로 돌리는 퇴행적인 내용 일색이어서다. 무엇보다 대의원 투표권을 일방적으로 박탈하고 권리당원 입김을 키운 혁신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민주당의 이재명 사당화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권리당원 상당수가 이재명에게 맹종하는 극렬지지층인 개딸들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판의 최대 적폐인 강성 팬덤정치에 기름을 붓는 혁신안이라는 점에서 위험하다. 단순히 민주당만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다. 개딸에 휘둘려 악성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고, 비상식적인 반대를 위한 반대가 일상화되고, 국정 흔들기는 더 심해질 것이다. 이 같은 소모적 정쟁의 피해를 장삼이사가 오롯이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
현재 민주당이 총체적 난국에 빠진 건 이재명 대표 탓이 크다. 당이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방패막이로 동원되면서 정치 혐오를 키웠다. 여기에 돈봉투와 코인게이트 악재가 더해지면서 지지율이 날개 잃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게 바로 민주당 위기의 본질이다. 당연히 당대표 퇴진이 혁신의 시작이고 핵심인데도 혁신위는 좌고우면했다. 그 대신 개딸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대의원 형해화, 공천룰 개정을 들고나왔다. 애시당초 무너진 윤리성 회복과 국민 눈높이에 맞춘 쇄신은 안중에 없고 이재명 지키기가 목적이었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반개혁적인 데다 비명계 의원 솎아내기용으로 악용될 수 있는 독소조항이 담긴 혁신안 탓에 당 내홍이 불가피해졌다. 2015년 김상곤 혁신위가 당시 문재인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비노(비노무현계)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혁신안을 내놓은 뒤 벌어진 분당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을 듯하다. 혁신위가 쇄신은 뒷전이고 당 분란만 키운 꼴이다. 이렇게 무책임할 수 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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