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광복절 특사’ 덕분에 10년 만에 복귀 가능성 활짝

시민단체 ‘재벌 특혜’ 지적하며 반대 여론 들끓어

올해 5월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빌딩 앞에 걸린 태광그룹 경영진 비판 현수막./구현주 기자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면서 10여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할 가능성이 커졌다.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시민단체는 이호진 전 회장이 특사 대상이 되면 ‘재벌 특혜’라고 비판하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호진 전 회장의 광복절 특사 여부는 내주 중으로 확정된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9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이호전 전 회장 등을 포함한 광복절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선정했다. 광복절 특사 대상자는 윤석열 대통령 재가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이호진 전 회장은 2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2019년 징역 3년,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2021년 10월 형기를 마쳤지만 형기 만료 시점 이후 5년간 취업제한 제약에 발이 묶인 상황이다.

앞서 이호진 전 회장은 2012년 회삿돈 횡령 혐의에 대한 재판에 책임을 지고 태광그룹 회장직은 물론 태광산업 대표이사직 등 태광그룹과 관련된 모든 법적 지위를 내놓았다. 이후 태광그룹 회장 자리는 공석인 상황이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같은 특사 명단 확정을 막고자 반대 여론이 거세다.

금융정의연대와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는 지난 9일 발표한 서명에서 “그간 태광그룹 경영행태는 경제살리기라는 정부 사면복권 취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며 “올해 초 태광그룹은 12조원 투자와 7000명 고용창출을 공시했으나 1년도 안 돼 공장을 폐쇄하는 등 사업부문을 축소하고 흥국생명 영업부문을 분사했으며 수백명 임직원을 감원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빌딩./흥국생명

아울러 이호진 전 회장이 소유한 골프장 등에 대한 태광그룹 ‘일감몰아주기’ 의혹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4월 금융정의연대는 경제민주화시민연대, 민생경제연구소,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참여연대,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 한국투명성기구와 이호진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태광그룹이 전 계열사·협력업체를 동원해 이호진 전 회장 개인회사인 휘슬링락CC 골프장 회원권을 강매하고 총수는 사익을 편취했다는 이유에서다. 

휘슬링락CC 골프장은 티시스가 운영하는데, 티시스는 2018년 4월까지 이호진 전 회장과 그 친족이 사실상 100% 소유하던 회사였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아직 특사 명단이 확정되기 전이므로 이에 대해 언급하긴 곤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