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前수사단장 “사단·여단장 과실있다 했더니…대대장 이하로 축소 외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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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 경위를 수사하다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군 검찰에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1일 수사 거부 입장과 함께 대대장 이하로 과실 치사 혐의자를 축소하라는 상부의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대령은 "그것은 협의의 과실로 보는 것이다. 나는 사단장과 여단장도 사망 과실이 있다고 보고 광의의 과실 혐의로 판단했다", "지금 하신 말씀은 외압으로 느낀다. 조심해서 발언해달라"고 반박했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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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10일) 신범철 국방차관 등이 국회와 언론에 윗선 개입·외압 의혹을 강력 부인하자 이를 적극 반박한 것. 이에 군 검찰은 수사를 방해하고 군 기강을 훼손하는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진상규명을 둘러싼 군내 충돌과 잡음이 걷잡을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박 대령은 11일 해병대 정복 차림으로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 앞에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며 “국방부 검찰단은 적법하게 경찰에 이첩된 사건 서류를 불법적으로 회수했고, 수사 외압을 행사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국방부 예하조직으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취재진에게 “1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통화에서 ‘직접적 과실이 있는 사람으로 (과실치사 혐의를) 한정해야 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자신이 “직접 물에 들어가라고 한 대대장 이하를 말하는것이냐”라고 묻자 유 법무관리관이 “그렇다”고 대답했다는 것. 박 대령은 “그것은 협의의 과실로 보는 것이다. 나는 사단장과 여단장도 사망 과실이 있다고 보고 광의의 과실 혐의로 판단했다”, “지금 하신 말씀은 외압으로 느낀다. 조심해서 발언해달라”고 반박했다고도 주장했다.
박 대령은 또 “7월 30일 대통령실 안보실에 나가 있는 모 해병 대령으로부터 안보실장보고를 위해 국방부 장관이 결재한 수사결과 보고서를 보내라는 전화를 받았지만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안 된다’고 답했다”며 “이후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전화로 ‘언론브리핑 자료라도 보내주라’고 지시해 어쩔 수 없이 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역시 거부했어야 했다고도 했다.
해병대 수사단은 그다음 날(7월 31일) 안보실에 보낸 것과 같은 자료의 언론 브리핑을 계획했지만 이후 국방부로부터 브리핑을 취소하고,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해외 출장(7월 31일~8월 3일)에서 돌아올 때까지 수사결과를 민간 경찰에 이첩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김 대령이 2일 경북경찰청에 이첩하자 국방부는 집단항명으로 규정하고, 경찰로부터 사건 기록을 회수했다. 박 대령은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도 똑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로서 한 사람 군인의 억울함을 외면하지 마시고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청원한다”고 덧붙였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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