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하고 기부하고 … 여행 예능의 진화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3. 8. 11. 16: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만고만한 여행은 이제 식상
항공 티켓 기부 '두발로 티켓팅'
고대 문명 탐험 '형따라 마야로'
몽골서 배달 '택배는 몽골몽골'
위스키 공부 '배우는 여행 중'
'두발로 티켓팅'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에세이로 베스트셀러 저자가 된 하정우는 연예계 자타공인 '걷기 마니아'다. 하정우가 그와 가까운 배우들과 원 없이 대자연을 걸으며 기부까지 하는 여행 예능이 탄생했다. tvN의 '두발로 티켓팅'이다. 하정우, 주지훈, 최민호, 여진구는 오프로드 하이킹과 사이클을 통해 영화 '반지의 제왕' 배경이었던 광활한 뉴질랜드를 누빈다.

이들은 단지 풍광을 즐기러 떠난 게 아니다. 3만보를 걸을 때마다 청춘에게 뉴질랜드 여행 티켓이 적립된다. 출연진이 '개고생'을 할수록 기부가 늘어나는 셈이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배우 넷이 하루 만에 12만보를 걷고 확보한 티켓으로 뿌듯해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코로나19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방송국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일제히 여행 예능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비슷비슷한 여행 예능만 이어지면서 시청자에게 외면받자, 새 얼굴을 섭외하는 것 외에도 미션을 부여하거나 기부 같은 사회적 의미를 더하며 여행 예능이 '진화'하고 있다. 한동안 북유럽과 남미 파타고니아 등 낯선 지역으로 떠나 캠핑하는 예능이 주류였다면, 의미 있는 일을 위해 개고생을 하거나 정보를 전달하는 교양이 가미된 예능도 나오고 있다.

'형따라 마야로: 아홉 개의 열쇠'

올여름 새 여행 예능만 5편에 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8월 신규 예능만 '형따라 마야로: 아홉 개의 열쇠'(tvN) '배우는 여행중' '택배는 몽골몽골' 등 세 편이다.

고대 신비 도시 마야의 문명을 쫓는 금요일 예능 '형따라 마야로: 아홉 개의 열쇠'는 관광이 아닌 '인디아나존스'를 연상시키는 문명 탐사를 미션으로 부여했다. 첫 방송에서 차승원과 배우 김성균, 그룹 더보이즈 주연은 비행기를 세 번 갈아타는 험난한 여정 끝에 멕시코 시골 마을에 도착해 낯선 문명 속으로 들어간다. 마야 피라미드에 오른 차승원은 "원래 나는 여행을 안 좋아한다"면서도 "문명 발생지는 꼭 가야 한다. 아즈텍문명, 황하문명, 마야문명 발생지 같은 곳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히트작인 '뿅뿅 지구오락실' 시즌2 뒤를 이어 4일 첫 방송에서 3.8%로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18일 첫 방송을 앞둔 '택배는 몽골몽골'도 연예계에 이름난 1976년생 '용띠 절친'인 가수 김종국과 홍경민, 배우 장혁과 차태현, 홍경인이 열다섯 살 어린 배우 강훈과 함께 몽골에서 택배를 배송하는 도전에 나선다. 길도 없고 방향도 알 수 없는 광활한 평야에서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고객을 찾아가 배달하기 위해 '개고생'하는 게 기존 여행 예능과 차별되는 점이다. 제작진은 "택배 인프라스트럭처가 부족하고 환경이 험난한 몽골에서 출연진이 낙타와 말, 뗏목 등 운송 수단을 동원해서 택배 상자를 전달하는 모습을 통해 감동과 웃음을 이끌어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3일 첫 방송을 앞둔 '배우는 여행중'은 1988년생 동갑내기 '찐친' 임시완과 정해인의 스코틀랜드 여행기를 다룬다. 위스키 애호가인 두 배우는 위스키의 고향으로 꼽히는 스코틀랜드로 떠나 이색 음주 여행을 보여준다. 각양각색 위스키 제조 과정을 깊이 들여다보며 위스키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MZ세대 시청자를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김슬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