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 “북한인 잡은 공안은 승진...中, 강제송환 중단해달라”
과거 강제북송을 당했던 탈북여성 김명희씨는 11일 “저희는 불법체류자가 아니라 난민”이라며 “중국이 최소한의 인권과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북한으로 더이상 북한 주민들을 강제로 송환하지 않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김씨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중탈북민 강제북송 저지를 위한 긴급세미나’에서 “북한 주민들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 하는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경제적, 정치적 억압을 당해 어쩔 수 없이 탈북하는 것”이라며 “저희는 불법 체류자가 아니다”고 했다.
김씨는 과거 세 차례 중국에서 강제북송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는 “한밤중에 중국 공안이 쳐들어와서 입은 옷 그대로 수갑이 채워져 잡혀가게 됐다”며 “중국 공안이 저를 잡아가면서 ‘북한 사람 잡았으니 승진한다’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김씨는 “북한 사람을 잡으면 승진한다는 중국 공안 말을 직접 들으면서 북한과 중국이 탈북민에 대한 강제북송과 관련해 어떤 커넥션이 있다는걸 확신하게 됐다”고 했다.
김씨는 이날 강제북송 된 이후 북한의 구금시설에서 겪은 끔찍한 기억도 증언했다. 김씨는 “북송 된 이후 1년 동안 창문이 없는 수용 시설에 구금돼 있었다”며 “영하 20도ㆍ30도까지 떨어지는 추운 겨울에도 난방이 하나도 되지 않았고 콘크리트 바닥에서 잠을 자야 했다”고 했다. 남녀를 한 공간에 몰아넣고 매일 강제노동을 시켰다고 한다. 김씨는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렸고 그때 걸린 폐렴으로 인해 지금도 폐 질환을 앓고 있고 여러 질병이 생겨 아직도 병원을 다니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북한 주민에 대한 강제북송을 중단해주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이날 세미나 격려사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릴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북한이 국경을 전면 재개방하고 현재 (중국에) 구금된 2600여명의 재중 탈북민을 전격적으로 북송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얘길 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한 달이 중국에 구금된 재중탈북민을 구출 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천명한 만큼 외교부와 통일부가 함께 나서서 국제적으로 여론을 형성해 중국이 섣부른 북송을 하기 어렵게 압박해야 한다”고 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통일준비국민포럼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날 성명서에서 “재중탈북민들은 이미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밝힌 바와 같이 최소한 현장난민이거나 고문방지협약 제3조에 의해 북송되면 고문당할 위험에 처해있는 사람들”이라며 “중국 정부가 재중탈북민을 단순 월경자로 취급해 인권의 사각지대인 북한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것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임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중국 정부를 향해 재중탈북민에 대한 강제북송 계획 철회 및 탈북민들과 유엔난민기구(UNHCR)와의 접촉 허용, 중국 변방 구금시설에 대한 국제적십자회(ICRC)의 접근 허용 등을 촉구했다.
앞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해 9월 중국에 구금 중인 탈북민이 2000명에 달하며 이들이 북한에 송환될 위기에 처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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