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대선후보 피살에 비상사태 선포…美FBI에 지원 요청(종합2보)

김성식 기자 이유진 기자 2023. 8. 1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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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을 불과 열흘 앞두고 국회의원 출신 대선후보가 피살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하자 에콰도르가 10일(현지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지원을 요청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날부로 두달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울러 라소 대통령은 미 FBI에 이번 피살 사건에 대한 수사 지원을 요청했으며 FBI로부터 지원 확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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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비센시오, 유세현장서 괴한 총격… 콜롬비아인 6명 살해혐의로 체포
마약밀매·갱단폭력 척결 대선 공약…멕시코 기반 '시날로아 카르텔' 관여 의혹
지난 9일(현지시간) 에콰도르 대선 후보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가 수도 키토의 한 고교 체육관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는 모습. 이날 유세를 마친 비야비센시오는 현장을 떠나던 도중 괴한 총격에 피살됐다. 2023.08.10/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이유진 기자 = 조기 대선을 불과 열흘 앞두고 국회의원 출신 대선후보가 피살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하자 에콰도르가 10일(현지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지원을 요청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날부로 두달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앞으로 3일간은 대국민 애도 기간을 갖고 사망한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59) 후보를 기리기로 했다.

아울러 라소 대통령은 미 FBI에 이번 피살 사건에 대한 수사 지원을 요청했으며 FBI로부터 지원 확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에콰도르 측 대표단은 수사 공조를 위해 이날 미국으로 출국했다. 다만 오는 20일 열기로 한 조기 대선은 예정대로 치러진다.

에콰도르 경찰은 이날 콜롬비아인 6명을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날 밤 수도 키토의 고교 체육관에서 유세를 마치고 나오던 비야비센시오 후보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1명은 현장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던 도중 총에 맞아 전날 사망했는데, 체포된 일당과 동일한 국적인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후안 사파타 에콰도르 내무장관은 용의자들이 속한 갱단명은 밝히지 않은 채 "조직 범죄에 가담했다"고 했다.

비야비센시오 후보는 중도우파 성향으로 그간 여론조사에서 7.5%의 지지율을 보이며 8명의 대선 후보 중 5위에 머물렀다. 최근에는 13%의 지지율을 깜짝 획득하며 중도좌파 성향의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에 이어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에콰도르 키토에서 열린 대선 후보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의 집회에서 총이 발사된 후 장내의 사람들이 몸을 피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내무장관을 인용, 총격으로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후보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2023.08.10/ ⓒ AFP=뉴스1 ⓒ News1 김형준 기자

기자 출신인 비야비센시오 후보는 코레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그의 뇌물수수 의혹을 거침없이 보도해 세간에 이름을 알렸다. 이로 인해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18개월을 선고받아 페루에서 망명생활을 하기도 했다. 코레아 정부의 임기가 끝난 2017년 국내로 돌아왔다.

비야비센시오는 2021년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지도층과 기업의 부패범죄를 조사했다. 에콰도르 국영석유회사 페트로에콰도르 공무원들의 중국과의 유착관계를 폭로한 '페트로차이나 보고서'를 작성해 라소 대통령에게 제출한 것은 그의 대표 의정활동으로 꼽힌다.

지난 5월 라소 대통령의 의회 해산으로 임기를 마친 비야비센시오는 오는 20일 열리는 조기 대선에 출마의 변을 알리며 마약 밀매와 갱단폭결 척결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때문에 갱단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살해 위협을 받기도 했다.

비야비센시오는 현지 일간지 엘우니베르소와의 생전 인터뷰에서 멕시코를 기반으로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날로아 카르텔'의 수장 아돌포 마시아스 측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에콰도르 수사당국은 시날로아 카르텔이 이번 피살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라소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직 범죄가 도를 넘었다"며 살해 배후를 반드시 찾아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FBI에 수사 공조를 의뢰한 것도 국외 조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부는 아무런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아직 가설에 그치는 선정적 버전으로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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