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와 협업했다는데…스타벅스엔 왜 제니 사진이 없을까 [푸드360]
[헤럴드경제=전새날·김희량 기자] 모델인 ‘블랙핑크’가 안 보인다. 1억명 팬덤을 가진 글로벌 그룹 블랙핑크와 협업 중인 스타벅스는 7월 25일부터 8월 21일까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9개국에서 블랙핑크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 중인데도 말이다. 매장에는 한정판 음료와 굿즈(Goods·연예인 또는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파생 상품)는 있지만, 지수·제니·로제·리사(멤버 4명)의 얼굴은 찾아보기 어렵다. 블랙핑크를 노출하지 않는 ‘얼굴 없는’ 마케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 의견 종합하면 ‘얼굴 없는 마케팅’은 오히려 차별성을 극대화하는 목적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번 협업에 대해 “아티스트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이나 특징에 맞게 컬래버 상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직접 노출 없이 검은색(블랙)과 분홍색(핑크)을 활용한 상품만으로도 협업이 드러나고 그 자체로 상징성을 가진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연예인과 함께하는 협업은 일회성 이벤트에 가까워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미 블랙핑크와 협업했거나 협업 중인 펩시와 동서식품은 광고나 제품에 모델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다. 2021년 블랙핑크를 펩시콜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홍보대사로 임명한 펩시는, 당시 멤버 사진이 인쇄된 병 음료를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동서식품도 올해 2월 블랙핑크와 협업으로 한정판 오레오 제품을 선보이며 블랙핑크 멤버들이 나온 광고를 내세웠다.
반면 스타벅스처럼 오히려 색깔만을 내세운 이번 전략은 오히려 차별화를 일으킨다. 현재 블랙핑크는 다른 업계에서도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인 곳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유명할수록 많은 기업에서 광고 모델로 쓰고 있어, 어떻게 차별화를 가져갈지가 숙제”라며 “역으로 블랙핑크를 내세우지 않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스타벅스는 블랙핑크의 얼굴이 아닌 상징성을 굿즈와 결합시켰다.
대신 ‘새로움’을 강조했다. 전국에 1700여 개의 매장을 둔 스타벅스는 유명 모델을 활용해 브랜드 자체를 알리는 것보다는 기존의 이미지를 새롭게 보여주는 것에 몰두했다. 텀블러 외관에 인조 다이아를 박아 만든 이번 협업의 최고가 제품인 ‘블랙핑크 라인스톤 콜드컵’이 대표적이다. 정가가 9만5000원인 이 텀블러는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최근 30만원대까지 호가가 치솟았다.
이런 마케팅이 가능한 배경에는 스타벅스가 그동안 쌓아온 ‘MD(기획) 상품’ 파워도 한몫했다. 스타벅스는 커피전문점이지만 매출의 10% 가까이가 일종의 기획상품인 MD 상품으로부터 발생한다. 줄 서서 해당 제품을 위해 사거나 세계 매장을 돌며 기념품처럼 MD 상품을 모으는 스타벅스 고객도 있을 정도다.
스타벅스는 한정 기간 협업 음료와 푸드, MD 상품, 카드 등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협업 컬래버 기간에 맞춰 블랙핑크 노래가 나오고 있다. 평소 재즈 등 가사가 없는 음악을 트는 것으로 알려진 스타벅스가 K팝 노래를 트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아이돌 그룹과 스타벅스의 협업은 이번이 2번째다.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컬래버를 진행했던 2020년에도 스타벅스는 얼굴을 내세우지 않은 굿즈 등 협업 제품을 판매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2020년 1월 21일부터 2월 6일까지 약 2주간 BTS 노래가 재생됐다.
전문가들은 매장 노래를 활용한 마케팅이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전달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재즈 음악을 예상하고 오는 고객의 인식을 한번 깨뜨림으로써 새로운 이미지를 환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반적으로 사람이 같은 장소에 노출되면 그곳의 분위기나 환경에 적응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종종 이러한 적응 과정을 깨뜨려야 (이 기업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져 브랜드 이미지가 업데이트될 수 있다”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재즈 음악이 나온다는 기존의 브랜드 정체성을 일부 훼손하더라도, 블랙핑크가 워낙 영향력이 크다 보니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스타벅스의 브랜드 정체성과는 다른 콘셉트의 이번 협업을 낯설게 느끼는 소비자도 있다. 직장인 이윤하(33) 씨는 “최근 스타벅스에 간단히 업무를 하러 갔는데 블랙핑크 노래가 나와 잘못 들은 줄 알고 당황스러웠다. 음악이 조금 신경 쓰여 평소보다 빨리 자리를 떴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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