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근 사건 이첩 항명’ 해병대 전 수사단장 “국방부 수사 거부” [현장영상]

고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오늘(11일) 국방부 검찰단 수사를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전 단장은 오늘 국방부 검찰단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며 "국방부 검찰단은 적법하게 경찰에 이첩된 사건서류를 불법적으로 회수했고, 수사의 외압을 행사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국방부 예하조직으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채수근 상병 시신 앞에서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다짐했다"며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대한민국 해병대는 충성과 정의를 목숨처럼 생각하고 있다"며 "해병대 정신을 실천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전 단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군통수권자로서 한 사람의 군인의 억울함을 외면하지 말고, 내가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길 청원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박 전 단장은 이날 국방부 검찰단에 수사 거부 입장을 전달하고 돌아갔습니다.

국방부 검찰단은 오늘 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박 전 수사단장의 오늘 수사 거부는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방해하고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만들어 군의 기강을 훼손하고 군사법의 신뢰를 저하하는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해병대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은 지난달 30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조사결과를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인 31일 이 장관은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앞두고 해병대 지휘부에 이첩을 대기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지난 2일 경북경찰청에 사건을 이첩했고 국방부는 같은 날 오후 경찰로부터 사건 보고서를 회수했습니다.

이후 박 전 단장은 명령을 어겼다며 보직 해임됐고 군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됐습니다.

(촬영기자 : 정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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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철 기자 (ida@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