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도 빛이 있었네 … 우리가 몰랐던 심해
바다는 우주만큼 궁금한 것이 많다. 지구상에서 바다가 차지하는 면적은 약 70%다. 해저의 평균 수심은 약 3700m, 건물 높이로 따지면 1200층 정도다. 그만큼 해저 생태계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신비가 숨겨져 있다. 1930년대 초 미국 뉴욕동물학회의 윌리엄 비비와 엔지니어 오티스 바턴이 처음 잠수정을 타고 심해 탐험을 한 뒤로 인류는 100년 가까이 바닷속 신비를 풀기 위해 탐사 기술을 발전시키고 바다에 더 깊이 접근했다.
바다는 해가 들지 않는다. 그래서 언제나 깜깜하고 어두울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알고 보면 바닷속은 늘 빛으로 가득하다. 중층수에 사는 생명체 중 상당수가 빛을 내뿜기 때문이다. 바닷속 생명체의 약 75%가 몸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생물'로 알려져 있다. 물고기, 해파리, 새우, 오징어는 물론 플랑크톤 같은 작은 생명체도 빛을 낸다.
해양생물이 빛을 내는 건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무기였다. 육지에서는 피식자가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나무나 덤불같이 숨을 곳이 많다. 반면 허허벌판 같은 바다에서는 몸을 숨길 곳이 마땅치 않다. 대신 중층수에 사는 생물들은 몸이 흡수하는 빛을 내뿜으면서 자신을 위장한다. 자신의 몸 때문에 생긴 그늘이 발광을 통해 감춰지고, 포식자가 먹잇감을 포착할 수 없는 효과를 낸다.
저자 에디스 위더는 심해 발광생물 연구를 40년 넘게 해온 해양학자다. 대학 시절 척추 수술 합병증으로 일시적인 실명을 겪었던 그는 대학원에서 플라스크 가장자리에서 푸른빛을 띠며 반짝이는 생명체를 보고서 생물 발광의 매력에 푹 빠졌다. 잠수정을 수백 차례 타면서 발광 메커니즘의 비밀을 추적하고 다양한 장비도 개발했다. 책은 다양한 탐사를 통해 바다 세계 속 빛에 대한 숨은 비밀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기록했다.
위더는 2012년 자연 서식지에서 처음으로 살아 있는 상태의 대왕오징어를 촬영해 화제를 모았다. 오징어는 온몸에 점처럼 나 있는 발광포를 통해 빛을 낸다. 발견 당시 사람들은 10m가 넘는 거대한 크기의 대왕오징어가 발산한 푸른빛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위더는 "고대 뱃사람들 사이에서는 다리가 여럿 달린 크라켄을 무시무시한 괴물이라고 매도했다. 가까이에서 본 그것(대왕오징어)은 괴물이 아니라 멋진 동물이었다"고 밝혔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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