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 “치열해진 경쟁, 나를 자극하는 힘”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3. 8. 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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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위브챔피언십 1R

버디 3개, 보기 3개로 이븐파

“안될 때 타수 지키는 것 중요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법 배워”

초대 챔피언 자리 놓고 치열

전예성·이소영 6언더 선두

‘베테랑’ 김해림·안송이 맹타

박민지가 11일 열린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1라운드 10번홀에서 힘차게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박민지가 11일 열린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1라운드 11번홀에서 힘차게 드라이버샷을 하고 있다. KLPGA
“올해 세차례 일본, 미국 메이저대회에 나갔는데 작년보다 성장한 내 모습을 봤다. 초반에 잘 치다 뒷심이 없었는데 올해에는 어떻게 해서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내 의지’에 칭찬해 주고 싶다.”

지난 2년간 6승씩 거두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세’로 우뚝 선 박민지. 올해에도 2승을 기록한 박민지는 “골프 선수로 세운 기록들을 떠올리면 영광이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3승을 더한다는 목표가 있다. 나는 우승을 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그래야만 저 자신에도 동기부여가 된다”며 단호하게 자기 생각을 드러냈다.

박민지는 22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이븐파 70타를 기록했다.

2주 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공동 20위에 오른 뒤 귀국한 박민지는 일주일간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출전한 KLPGA투어 하반기 첫 대회 첫날 성적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 10번홀에서 출발한 박민지는 11번홀에서 어이없게 보기를 적어냈다. 80cm가량 남은 파퍼트가 홀을 돌아 나온 것. 박민지는 “홀아웃하겠다고 너무 쉽게 생각하고 쳤다. 골프를 15년 했는데 매번 이렇게 ‘아 마크를 하고 칠 걸’하는 후회를 계속하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전반 9개 홀에는 보기만 2개를 했는데 뭔가 될 듯 될 듯하면서 버디가 안 나왔다. 그래서 인내를 갖고 계속 기다리면서 버텼고 후반에 버디 3개를 잡아낼 수 있었다. 마지막 홀에 보기를 했지만 이븐파로 막아냈다”고 돌아봤다.

박민지는 “제가 지금 중위권에 머물러 있긴 하지만 남은 이틀 동안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는 끝까지 어떻게 해서든지 한 타라도 더 줄이려고 노력하면서 이번 대회를 마무리 하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그는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남은 시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기’. 올해 메이저대회에서 세계적인 톱골퍼들과 경쟁을 통해 얻은 값진 교훈이다. “작년에는 시작은 좋았지만 뒤로 갈수록 순위가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돌아본 박민지는 “하지만 이제 안되는 날에도 이븐파로 막아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깨달았다. 올해는 어떻게 해서든지 끝까지 물고 늘어지려고 하는 모습이 생겼다. 그런 내 ‘의지’에 칭찬해주고 싶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큰 대회들이 몰려있는 하반기를 앞두고 박민지는 “어떤 타이틀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지금처럼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위기가 나를 계속 자극하고 동기부여도 된다. 실제로도 목표가 생겼다”며 힘주어 말했다. 이어 “훈련도 집중적으로 하고 몸에 나쁜 음식들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골프 장인’다운 모습을 드러냈다.

반면 부상에서 돌아온 임희정은 떨어진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를 썼지만 아쉬움만 남았다. 이날 10번홀에서 출발한 임희정은 첫 홀부터 보기를 범한 뒤 16번홀과 17번홀에서도 연속 보기를 적어냈다. 전반 9개 홀에서만 무려 3타를 잃은 임희정은 후반에 반전을 노렸지만 연속 파 행진을 펼치다 8번홀에서 3퍼팅으로 다시 보기를 범하며 4오버파 76타로 컷탈락 위기를 맞았다.

두산건설이 여는 첫 대회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 위한 우승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졌다. 특히 이 대회가 태풍으로 인해 3라운드로 축소되며 어느 때 보다 첫날 성적이 중요해졌다.

전예성과 이소영이 각각 6타씩 줄이며 공동 선두로 나섰고 ‘베테랑’ 김해림과 정지민이 5타씩 줄이며 그 뒤를 이었다.

이소영은 “이 코스는 한국에서 유일한 버뮤다 잔디라서 낯설다. 마치 동남아 골프장에 온 것처럼 러프에 빠지면 공을 치기가 정말 어렵다. 다행히 오늘은 페어웨이를 많이 지켜서 그린을 공략하기에 수월했다”고 돌아본 뒤 “특히 그동안 잘 안됐던 퍼팅이 좋았다. 15m부터 8m까지 중거리 버디퍼팅이 다 들어갔다”며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서귀포/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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